반도체 시장조사업체들이 최근 몇 주간 올해 시장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그만큼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은 셈이다.
아이서플라이가 지난달 초 올해 세계반도체 시장 매출이 4.6%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이를 2.9%로 하향조정했다. 이 업체는 지난 6월 7.2%성장률이 나온데 이어 4개월 만에 또다시 전망치가 수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EE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아이서플라이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반도체 시장은 3천133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아이서플라이만의 전망이 아니다. 다수의 시장조사업체들은 최근 몇 주간 올해 시장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빌 맥클린 IC인사이트 사장은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보다 5%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초 10%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절반 이상 낮춘 수치다. 가트너 역시 5.1%로 전망했으며, 심지어 이달 초 세미코 리서치는 올해 2%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업체는 올해 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데일 포드 아이서플라이 반도체 담당 부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침체는 휴가시즌을 맞아 전자제품 구매 수요와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지 않고 있다”며 “불행히도 경기하락세가 속도를 내고,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은 전자제품과 반도체 매출 성장을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 부사장은 내년까지 이러한 침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서플라이는 내년에 3.4% 성장전망치를 내놨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이러한 전자제품과 반도체 시장의 약세는 지난 2008년 3분기의 비즈니스 환경과 판박이다. 당시 반도체 매출은 5.3%하락했고, 이듬해에는 11.6%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관련 기업들이 사업 전략상 빠른 대응으로 급작스러운 매출악화는 피했다고 아이서플라이는 밝혔다.
“지난 2008년과 2009년의 뼈아픈 시장 상황 악화에 대한 기억 때문에 반도체 유통사슬의 참여자들은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재고와 생산 수준을 낮추기 위해 주력했다”고 포드는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아이서플라이는 3분기까지 반도체 기업들은 한 자릿수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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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지진 이후 주요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2분기에 매출하락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으나 예상 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아이서플라이는 밝혔다. 일본 내수 시장에서 단시간 내에 수요와 출하량이 반등한 것은 하반기 반도체 시장의 원만한 회복세를 도왔다고 이 시장조사 업체의 설명이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일본 시장의 회복세에도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 업체는 불황이 재개될 확률을 40%로 봤다. 만약 올해 불황기로 접어든다면 반도체 시장은 성장률은 평이한 수준일 것이라고 아이서플라이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