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5, 한국 못들어와!"

일반입력 :2011/09/20 09:34    수정: 2011/09/20 09:38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전 세계 법정에 애플 ‘아이폰5’ 판매를 막아달라고 요청한다. 삼성 때리기에 열중인 애플의 기를 꺾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애플의 ‘아이폰5’ 출시일은 내달 5~15일경. 삼성전자 때문에 ‘아이폰5’가 창고에 쌓일지 관심이 집중됐다.

■“물러설 생각 없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법무팀은 ‘아이폰5’ 판매금지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까지 전 방위 공격에 나선다.

애플이 ‘아이폰5’를 공개하면 제품을 입수, 통신기술 특허 침해 부분을 문제 삼겠다는 계획인데 성공 가능성이 적잖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통신기술을 탑재한 애플 제품들은 삼성전자 기술 없이 제작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은 밝히기 어렵지만 애플에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이 ‘아이폰5’ 국내 출시를 앞둔 것으로 아는데 우리에게 새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미 9개 국가 12개 법원에서 20개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애플이 먼저 “삼성이 우리 디자인을 베꼈다”고 싸움을 걸자 나선 맞소송이다.

애플의 소송 공격을 받아 태블릿 ‘갤럭시탭10.1’의 유럽 판매에 제동이 걸리는 등 고전해 온 삼성전자가 ‘아이폰5’ 판매금지 요청을 시작으로 태세를 갖춘 모양새다.

■삼성 통신특허 “믿는 구석”

삼성전자는 IBM에 이어 미국 내 특허 등록 수 2위의 강자. 휴대폰 기기 관련 특허는 거의 독식 수준이며, 분쟁 가능성이 있는 500여개는 특별 관리한다. 모바일 부문에서 삼성전자 특허를 피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애플은 최근 노텔의 통신 특허 6천여건을 인수했지만 아직 빈틈이 많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침해한 특허 사용료를 노키아에 지불하는 수모까지 겪은 애플이다.

‘아이폰5’ 출시를 준비 중인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이 싸움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소송 결과에 따라 하반기 스마트폰 전략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다. ‘아이폰5’ 출시가 막힌다면 다른 스마트폰에 대한 마케팅 비중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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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1월부터 ‘아이폰3GS’를 구입, 2년 약정이 끝나가는 국내 소비자는 약 90만명. 이들을 ‘아이폰5’ 잠재 수요로 확신하는 애플 측 대응 역시 관전 포인트다.

댄 버그 캘리포니아 얼바인대 로스쿨 교수는 “애플의 소송 전쟁은 과거 계속 반복되는 데자뷰와 같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특허 포트폴리오가 소송으로 애플을 몰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