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나 중소기업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력을 갖춘 iOS 고급 개발자들이 대부분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외주 프로젝트 시장에서 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한 벤처 소셜 데이팅 서비스업체 대표는 아이폰용 앱을 내놓기 위해 필요한 iOS 개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역시 현재 벅스, 피망 쪽에 계속 (iOS 앱) 개발자를 충원하고 있다”면서 “쉽지 않아 최근 직접 리크루팅하고 다닐 정도”라고 밝혔다.
다른 모바일 플랫폼에 비해 iOS 앱개발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기업이 특정 플랫폼을 명시하고 앱 개발자를 뽑는 속내는 그가 해당 영역에 일정한 경험과 실력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는 조건을 품는다. 그런데 현재까지 성에 차는 iOS 앱개발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왜 부족할까
iOS, 맥OS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민트기술의 왕수용 대표는 요즘 시스템 통합(SI) 기업 개발자들이 하던 일 가운데 모바일 환경에서 돌아가는 것을 만드는 비중이 높아졌다며 앱이 아니라 웹사이트 만드는 프로젝트도 많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아이폰 앱 개발자를 찾는 현상이 많아진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단말기 공급과 실사용자가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링고스타의 윤성관 대표는 시기상 최근 SK텔레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판매하면서 이를 위한 앱 개발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KT가 아이폰을 팔기 시작한 지난 2009년 아이폰 개발자 수요가 확 늘어났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어느 모바일 플랫폼이든 개발자 수요는 꾸준히 늘어 왔다면서 그 동안 iOS 인력 공급이 별로 늘지 않은 게 다른 쪽보다 귀해진 원인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가운데 아이패드가 아이폰과 별개로 창출한 신규 수요가 크게 작용했을지 모른다는 의견도 눈길을 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바다 등 모바일 OS 앱을 개발하는 핸드스튜디오의 안준희 대표는 iOS 앱개발 인력이 실제로 늘어났다면 디지털 잡지 등 콘텐츠 서비스와 일상용 앱 개발 수요가 확대된 점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국내서 아이폰만 팔리던 기간에 제한적일 것이라던 iOS 앱개발 수요가 게임, 서비스 등을 넘어 여러 분야에서 발생해 훨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구인난, 벤처-중기 몫?
특정 플랫폼 개발자 구인난은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 국한된 이슈일 가능성이 크다. 임금과 복지수준이 더 나을 수 있는 큰 회사일수록 적은 인력들의 쏠림 현상이 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앱개발업체 A사 대표는 중규모 이상 기업들이 아이폰 앱개발을 할 줄 안다는 사람들을 구하기 힘들어 NHN같은 큰 회사보다 더 많은 봉급을 주겠다며 데려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SI 업체 B사는 아이폰 앱 경력직 개발자에게 월 1천200만원 정도를 주고 프로젝트를 맡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업들이 내부 인력을 통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일반적으로 나가는 임금에 비해 훨씬 높은 액수다.
또다른 앱개발업체 C사 대표는 정규 고용이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사람을 쓸 경우 인건비만이 아니라 전체 비용을 대는 것이기 때문에 iOS 앱개발자 몸값이 올랐다고 단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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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높은 대가를 치를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이미 원하는 규모만큼 인력을 채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앱 개발자 구인난이 작은 기업들에 비해 덜할 것이란 얘기다.
SI 업체 D사 관계자는 모바일 앱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을 앞서 채용한 내부 인력들이 맡고 있다며 규모가 커서 필요해질 때만 외주를 통해 보충하는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