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임]애플 모바일로 부품 시장 지각변동

일반입력 :2011/08/25 17:16    수정: 2011/08/25 17:34

송주영 기자

스티브 잡스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는지도 모를 아이폰, 아이패드는 부품 시장 흐름을 바꿨다. 부품 시장은 애플발 스마트폰, 태블릿 혁명 이후 완연히 모바일 중심으로 흘렀다.

국내 부품업체도 아이폰, 아이패드 영향을 단단히 받았다. LG디스플레이 IPS 패널은 아이폰4 발표회장에서 잡스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최고”라는 말 한마디에 새롭게 부각됐다.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고수하는 데 아이폰의 힘도 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은 부품 분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협력사지만 완제품 분야에서는 경쟁사”라고 말하며 애플과의 애증관계를 설명키도 했다. ■모바일 시장 IT 중심으로 부상

아이폰, 아이패드 이후 모바일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아이패드 이후 태블릿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15배 가량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폰도 2015년이 되면 휴대폰 시장의 절반을 훌쩍 넘겨 54%에 이르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D램도 모바일D램은 PC향 D램에 비해 높은 성장성을 나타낸다.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한 모바일D램은 올해 1분기에는 분기매출 20억달러를 넘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힘이 컸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도 모바일D램 비중을 크게 늘렸다. 모바일 D램 비중을 늘리는 동안 PC향 D램 비중은 30% 수준으로 줄었다. 스티브 잡스의 창의력이 발현된 애플은 낸드플래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SSD가 탑재된 맥북에어로 울트라씬 노트북 시장의 새 시대를 열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모바일, 울트라씬 노트북 등으로 애플은 낸드플래시 시장 큰 손으로 부각됐다. 내후년이 되면 시장에 출하되는 낸드플래시 1/3은 애플이 가져가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LGD 아이폰 이후 모바일 점유율 높아져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의 부품에도 애플이 미친 영향이 크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아이폰에 LCD 패널을 공급한 이후 중소형 모바일 패널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패널 영향력도 커졌다고 평가한다.

LGD 관계자는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LGD 영향력은 막대하다”며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막강한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진입하면서 이 시장 패널 영향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기였지만 AH-IPS가 아이폰에 채택되면서 스마트폰 패널 시장 영향력을 키웠다. 지난해 1분기까지 LGD 휴대폰 패널 점유율은 0.1%에 불과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3.9%로, 3분기에는 7.7%로 커졌다. 애플은 지난해 6월말 아이폰4를 내놨다. 삼성전자 AP도 아이폰 3GS 출시되던 해인 2009년부터 이 시장 1위 자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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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은 크다. 샤프 LTPS 공장에 애플의 투자 소식에 관련업계는 울고 웃는다. 애플과의 불화설 속에 삼성전자가 부품 사업부 독립성 강화에 나선 것도 애플과의 관계를 재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내년, 그 이후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이 얼마나 창의적인 제품으로 또 부품업계 지각변동을 불러올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 당장은 잡스 뒤를 잇게 된 팀 쿡 CEO 선임자가 부품업계에도 친절하고 귀 기울일 줄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에 일단 안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