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이 물러났지만...”
스티브 잡스가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떠났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밝은 표정이 아니다. 큰 반사이익이 없을뿐더러 애플이 시장 지배력 강화 고삐를 더 조일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우선, 잡스 사임과 삼성전자-애플 특허 전쟁은 크게 연관 짓기 어렵다. 잡스가 없으면 흔들리던 예전의 애플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상대는 잡스가 아니라 잡스가 만든 기업체계”라며 “크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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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을 맡은 잡스가 '수렴청정'까지는 아니어도 자문 역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잡스 역시 “앞으로는 새로 주어진 역할로 애플에 기여하겠다”고 말해 손 놓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과거 사례 역시 참고 사항이다. 지난 1월 잡스가 췌장암으로 병가를 냈을 때 애플은 거의 주춤하지 않았다. 6주 시한부설 해프닝까지 나왔지만 아이폰의 파죽지세는 계속 이어졌다.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은 73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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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잡스가 차기 CEO로 내정한 팀 쿡 최고운영책임(COO)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경쟁 기업에 대한 적대심을 종종 드러내왔는데, 독설이 잡스 못잖다. 그는 지난 1월 간담회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스마트폰을 크게 키운 해괴한 제품”이라며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가격과 출시시점을 감안하면 증기처럼 사라질 것들”이라고 비판했었다.
당시 갤럭시S2와 갤럭시탭 등으로 애플 추격에 매진하던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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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상품의 자세한 부분까지 모두 관여한다면 쿡은 운영 전문가다. ‘회장님’ 잡스와의 호흡은 계속될 것이며, 내달 아이폰5 발표까지 앞뒀기에 전략 가다듬기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씨넷의 조쉬 로웬슨은 “잡스 후계자인 팀 쿡 역시 글로벌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잡스 사임이 경쟁사에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