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임]삼성에 긍정 영향 '제한적'

일반입력 :2011/08/25 09:23    수정: 2011/08/25 09:36

김태정 기자

“적장이 물러났지만...”

스티브 잡스가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떠났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밝은 표정이 아니다. 큰 반사이익이 없을뿐더러 애플이 시장 지배력 강화 고삐를 더 조일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우선, 잡스 사임과 삼성전자-애플 특허 전쟁은 크게 연관 짓기 어렵다. 잡스가 없으면 흔들리던 예전의 애플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상대는 잡스가 아니라 잡스가 만든 기업체계”라며 “크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잡스가 '수렴청정'까지는 아니어도 자문 역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잡스 역시 “앞으로는 새로 주어진 역할로 애플에 기여하겠다”고 말해 손 놓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과거 사례 역시 참고 사항이다. 지난 1월 잡스가 췌장암으로 병가를 냈을 때 애플은 거의 주춤하지 않았다. 6주 시한부설 해프닝까지 나왔지만 아이폰의 파죽지세는 계속 이어졌다. 애플의 2분기 영업이익은 73억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잡스가 차기 CEO로 내정한 팀 쿡 최고운영책임(COO)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경쟁 기업에 대한 적대심을 종종 드러내왔는데, 독설이 잡스 못잖다. 그는 지난 1월 간담회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스마트폰을 크게 키운 해괴한 제품”이라며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가격과 출시시점을 감안하면 증기처럼 사라질 것들”이라고 비판했었다.

당시 갤럭시S2와 갤럭시탭 등으로 애플 추격에 매진하던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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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상품의 자세한 부분까지 모두 관여한다면 쿡은 운영 전문가다. ‘회장님’ 잡스와의 호흡은 계속될 것이며, 내달 아이폰5 발표까지 앞뒀기에 전략 가다듬기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씨넷의 조쉬 로웬슨은 “잡스 후계자인 팀 쿡 역시 글로벌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잡스 사임이 경쟁사에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