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회가 발족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재송신 문제 해결에 합리적인 원칙이 마련될 지 여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방송사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참여하는 재송신협의회가 24일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씨앤앰·현대HCN·CMB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3사 실무진이 참여한다.
좌장격인 협의회장에는 김현주 광운대 교수가, 법률·회계 전문가로는 채승우 국민대 교수와 장성욱 대영회계법인 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방통위에서는 김정원 뉴미디어정책과장이 옵저버로 참여할 예정이다. 실무협의회에 포함되지 않는 MSO는 실무협의회와 별도로 향후 가동될 대표급 협의회에 참여하게 된다.
방통위는 당초 대표급 협의회를 먼저 운영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우선 실무협의회에 방점을 두고 협상 추이에 따라 대표급 협의회를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재송신과 관련된 법원 판결이 줄줄이 예정된 만큼 논의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법원은 지상파 3사와 CJ헬로비전 간 가처분 판결과 관련된 간접강제, 가처분 이의신청, 강제집행 정지 등 3개 사건에 대한 결론을 한꺼번에 내리기로 했다. 아직 추가 심문이나 판결 기일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간접강제 인용 여부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이날 첫 회의에서는 협의회 가동 기간 중 법원에서 간접강제가 인용되더라도 이에 대한 적용은 유연하게 하자는 구두 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도 지상파 재송신 중단 등 극단적인 언급은 자제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협의회는 양 사업자가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방통위는 옵저버로 참여하며 대가산정과 관련된 법률적 지원만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상파 송출 중단 직전까지 갔던 재송신 분쟁을 겪으며 방통위는 과장급 실무자와 양 사업자가 추천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송신 제도개선 전담반을 운영했지만 지상파 측에서 방통위의 일방적인 중재안에 반발하며 보이콧해 사실상 결렬된 전례가 있다.
그러면서도 협의회 운영을 통해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는 강조했다. 협의회가 정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각 사업자별 사정에 맞게 재송신 계약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가산정에 관한 양측의 온도차를 극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개별 사업자별 계약을 주장해 온 지상파는 줄곧 방통위 주도의 제도개선안 마련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이번 협의회에서도 대가산정 논의보다는 융합환경에서 플랫폼에 대한 연구결과물을 제출한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반면, 방통위의 제도개선안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 온 케이블은 협의회 논의를 통해 광고수익 증대 및 난시청 해소 기여분을 반영해 최대한 가입자 당 월 사용대가(CPS) 단가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 때문에 방통위가 급할 게 없는 지상파 사업자들의 태도를 얼마나 돌려놓을 수 있을지 여부가 협의체 성공에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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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방통위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첫 회의를 통해 협의체를 타이트하게 운영하자는 데 합의를 봤다”면서 “모든 사업자가 똑같은 금액으로 계약할 수는 없는 만큼 협의체 운영을 통해 계약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정해 각사 계약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재송신협의회는 3개월 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다음 회의는 오는 3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