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PC는 죽지 않는다. 다만 진화할 뿐이다.

박재현입력 :2011/08/22 15:39

박재현
박재현

HP는 2010년 4월 팜을 인수하고 팜의 혁신적인 웹운영체제(WebOS)로 터치패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1년 7월 1일에 들어서야 HP 터치패드를 출시했다. 그리고 며칠 전 HP는 웹 OS 기반 태블릿 PC 터치패드와 휴대폰 사업을 중단하고 PC 사업부의 분사를 결정했다.

HP는 분명 시장의 흐름에 맞춰 제품 개발과 공급을 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또한 WebOS의 생태계도 만들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하드웨어(HW) 문화를 갖고 있는 HP가 소프트웨어(SW)를 인수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성공하지 못한다"라는 또 하나의 사례를 안겨주었다.

이 사실을 두고 일각에서는 PC 시대의 종말이니, 태블릿이 노트북과 PC 시장을 대체할 것이니 하는 극단적인 의견들이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HP의 PC 사업 분사와 포기가 과연 PC의 종말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애플의 아이패드나 삼성의 갤럭시탭 같은 스마트 패드의 성장이 PC의 종말을 가져올까? 필자의 견해로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PC는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며 계속 변화할 뿐이다.

■PC, 보다 높은 휴대성을 갖춘 디바이스로 발전할 것

지난 2011년 5월말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11(Computex 2011)에서 애플과 인텔은 "Transformation of the PC"라는 주제로 공동 발표를 했다. 여기서 PC는 모든 지식의 생산 기지로써, 포스트PC(Post-PC) 시대가 도래해도 절대 없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단순 데스크탑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트북 PC로 변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http://www.patentlyapple.com/patently-apple/2011/06/intel-apple-the-transformation-of-the-pc.html).

이 발표에서 인텔은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와 래피드 스타트(Rapid Start), 레피드 레스폰스(Rapid Response)이라는 기술을 소개했다. 레피드 커넥트는 노트북이 대기중인 상태에서도 메일이나 트윗, 페이스북 같은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서 받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래피드 스타트는 하이버네이트(Hibernate) 기능으로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의 상태를 플래시 디스크 상에 저장해 주고 재부팅없이 5~6초 내에 복구를 해준다.

또한 래피트 레스폰스는 하드디스크의 접근 속도를 SSD 수준으로 끌어 올려준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과 더불어 더욱 보강된 모빌리티 기능들은 기존 PC를 더 이상 책상위에 놓고 쓰는 디바이스가 아니라, 점점 가벼워지고 얇아져 이동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진화된 디바이스로 발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가령 기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수준의 휴대성과 모빌리티를 제공하면서 HW 키보드를 제공한다. 기존 PC에서 사용하던 OS와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패드들 보다 높은 생산성을 제공할 수 있다.

■PC, 홈 클라우드(Home Cloud )로 발전할 것

PC가 보다 휴대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는 것은, 일면 기존 PC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던 인텔 등 관련 업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인텔, 삼성, 델, 애플 등 PC 시장을 주도하던 업체들은 기존의 시장을 다양한 형태로 유지하길 원한다. 이러한 방향 외에도 PC는 가정용 클라우드로 가정 내 디바이스들을 연결하고 이들 데이터를 연결해주는 ‘홈 클라우드' 장치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무선 환경의 급속한 발전은 가정에서 수많은 무선 디바이스를 사용하게 만들었다.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한개 이상의 휴대폰을 갖고 있으며 , Wi-fi 가 지원되는 MP3 플레이어, 스마트 패드, TV 심지어 냉장고 및 청소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선 지원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 장비들에는 메일, 주소록 같은 개인 정보와 음악, 동영상 등 공유 가능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정보들은 홈 서버에 저장이 되고 공유되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거나 백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홈서버 기능을 하는 PC가 바로 홈 클라우드이다. 네이버, 다음, 구글 같은 포탈 업체들은 무료 디스크 및 주소록 백업 서비스 등 다양한 유무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인의 모바일 장비들이 연결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개인들은 본인들이 갖고 있는 모든 정보들을 공개된 클라우드에 저장하길 원하지 않는다.

홈 클라우드로서 PC는 다양한 형태로 개발될 수 있다. 24시간 전원이 연결돼 있는 냉장고나 TV의 일부 기능으로 개발할 수도 있으며, 품격있는 디자인을 포장된 세련된 거실용 가구로 개발될 수 있다. 또한 기존 PC 애플리케이션은 패드 등을 통해 원격 접속을 하거나 자체 터치 스크린을 통해 기본적인 제어를 할 수도 있다.

이미 애플은 홈 클라우드로서의 PC를 염두해 두고 서버 버전의 OS를 공급하고 있으며 서버를 중심으로 모든 애플 OS를 통합시키고 있다. 또한 기존의 아이폰/아이패드/맥 OS를 하나의 OS로 통합하는 것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OS를 하나로 통합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OS를 사용하는 모든 디바이스들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어느 디바이스에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이들 디바이스는 가정에 위치한 서버 버전에 연결돼 백업되고 관리된다. 또한 가정에 위치한 서버는 인터넷상의 클라우드와 협업을 하면서 서비스를 하는 보다 안전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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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바일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면서 모든 IT 관련 기술 또한 모바일을 벗어나서는 발전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HP의 PC 사업부 분사, 삼성-애플간 특허 전쟁 등은 새로운 IT 질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본질 중 하나는 PC가 HW 중심에서 SW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HW 보다는 OS와 애플리케이션 등의 SW가 더욱 중요해졌고, 앞으로 PC 상의 SW는 단순 SW패키지가 아닌 서비스와 클라우드로 발전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현 IT컬럼니스트

포항공대에서 DBMS와 Mining 등을 전공 후 현대전자 S/W연구소에서 DBMS,OLTP 엔진 등을 개발했으며 Core Java , Core CORBA 등 다수의 책을 집필,번역하였다. 에이전텍과 와이즈프리를 창업해 에이전트와 검색엔진, 텍스트 마이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 씽크프리에서 웹 오피스와 삼성전자에서 챗온 메세징 서비스와 삼성페이 서비스를 비롯하여 빅데이타 플랫폼 등 다스의 글로벌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현재 차세대 모바일 디바이스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공유 경제, 인공지능 ,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