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상임위원 “인터넷 실명제, 폐지해야”

일반입력 :2011/08/16 13:44    수정: 2011/08/16 14:18

정윤희 기자

“네이트, 싸이월드 개인정보 유출에는 인터넷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상당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16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열린 ‘3천5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원인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인정했다. 이는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은 인터넷 실명제와 연관이 없다”던 기존 방통위 공식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양 위원은 “물론 지난 2007년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되기 전부터 주민번호를 수집해 온 사이트가 있다”면서도 “규제 기관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방치한 것은) 방통위가 실질적 감이 떨어졌거나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 상임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의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확대 차원에서 실명제 폐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인터넷 업계에서는 인터넷 실명제를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해왔다. 인터넷 실명제가 포털사이트로 하여금 댓글이나 게시글을 작성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6개월간 보관하도록 함으로써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조장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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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도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그동안 기업들은 정보통신망법에 의거해 이용자들의 주민번호를 수집해야한다는 것으로 이해해왔다”며 “이제 와서 방통위가 포털사이트의 주민번호 수집을 금지시킨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인터넷 실명제의 폐지 없이는 여전히 주민번호의 남용, 명의 도용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인터넷 실명제와는 관련이 없다며 인터넷 실명제의 개정에 대해서 현재 논의 중인 것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