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티스토어에서 ‘앵그리맞고’란 무료 게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내려받은 김모씨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잠시 휴대폰을 내줬다가 낭패를 겪었다.
게임 시작 버튼과 함께 아이템 판매 화면이 뜨는 방식을 채택한 이 앱은 결제 여부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사용자가 결제 확인창을 잘못 누르기만 해도 몇 만원이 쉽게 지불되게끔 한 것이다. 때문에 김씨는 15만원이 넘는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았다.
해당 앱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앵그리버드’를 패러디한 캐릭터를 활용해 국내 개발자가 만든 고스톱 게임. 티스토어 출시 이후 무료게임 베스트10 부문에 랭크됐고, 광복절 연휴 기간 동안 다운로드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피해사례는 속출했다.
일단 티스토어 측에 의해 블라인드 조치가 이뤄졌지만, 해당 게임이 삭제되기 전 판매 페이지 후기란에는 500개가 넘는 항의성 게시글이 올라왔다. 현재 피해자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 판매자와 티스토어 운영사인 SK텔레콤을 상대로 결제액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개발자가 이용자 실수를 노리고 고의성 짙은 앱을 만든 것이 분명하고 SK텔레콤은 티스토어란 중개장터를 만들어 놓고 감독 기능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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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맞고 피해자 모임’ 카페 운영자는 “휴일이라 제대로 항의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한 이용자들이 인터넷 상에서 의견 교환을 했다”며 “카페 개설 이틀 만에 70명 넘는 회원이 가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매자는 티스토어 결제모듈 문제라고 주장하고 사용자 과실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이용자 불만과 앱을 검토해본 결과) 결제창에서 사용자 확인을 명시하고 있어 명백한 불법이나 사기성 앱은 아니다”면서도 “의도적으로 이용자 부주의에 의한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개발사에게 해당 부분 수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환불 문의에는 적극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