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세대 벤처인이 말하는 ‘기업가 정신’이란

일반입력 :2011/08/16 11:00    수정: 2011/08/16 11:14

전하나 기자

서울대 전기공학과 재학 시절 그는 프로게이머였다. 세계 대회 3위까지 올라갔을 때 1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인생을 걸지 않으면 1등은 어림도 없겠구나.” 자신의 인생을 걸만한 일을 찾던 그는 이 시대를 이끄는 패러다임이 ‘기업가 정신’이라고 여겼다.

김동신 파프리카랩 대표㉜ 얘기다. 그는 2007년 설립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소셜 게임 회사의 대표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YES(Young Entrepreneur Society) 포럼’ 의장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9월 출범한 YES 포럼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벤처 CEO들의 모임이다.

“기술이나 디자인을 통해서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의미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가가 되고 싶은 것이 목표입니다.”

김 대표가 이끄는 파프리카랩의 대표작 ‘히어로 시티’는 도시 건설 육성 장르에 슈퍼 히어로물을 덧입힌 게임으로 월이용자수(MAU) 130만명을 확보한 페이스북 게임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세계에서 월 10만 이용자가 넘는 페이스북 소셜게임은 4백여개 중 100만 이용자가 넘는 게임은 히어로 시티를 포함해 단 85개에 불과하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거리응원으로 모인 사람들이 30만 정도 된다고 하는데 거기에 100만을 더한다고 하니 소셜게임의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기업가 정신은 이노베이션(혁신)과도 맞닿아 있죠. 기업가의 목표는 돈을 벌거나 높은 위치에 오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좀 더 의미있고 즐거운 일에 시간을 쓰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돼야 하고요. 소셜게임은 이를 실현하기에 좋은 수단입니다.”

엔씨소프트에서 일했던 경험도 김 대표가 창업을 하는데 소중한 자산이 됐다. 그는 “당시 1천여명의 직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떠올리며 “엔씨소프트에서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가 어떤 곳인지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렇다고 창업 후 쉬운 길만 열렸던 것은 아니다. 소셜게임이 뭔지도 모르는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데 걸린 시간만 수개월이었다. 그는 YES 포럼을 통해 자신의 성공과 시행착오의 사례를 나누며 젊은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다.

“창업 초기에는 사업의 본질에만 집중해도 바쁜 때인데, 굳이 반복하지 않아도 될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YES를 통해 사업계획서 쓰는 법부터 조직을 어떻게 정돈해야 하는가를 차근차근히 배워나가면서 함께 새로운 시장을 열고 또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