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안랩, '아메바 경영'으로 벤처정신 계승할 것

일반입력 :2011/07/07 09:43

김효정 기자

김홍선 안철수연구소(이하 안랩) 대표이사는 요즘 '아메바 경영'에 심취해 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커가는 주요 사업부서를 독립적으로 생존시키기 위해서다. 또한 벤처로 시작한 안랩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도 문어발식 경영 보다 아메바식 경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대표는 지난 1일 기자와 만나 최근의 경영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안랩은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이라는 자존심을 유지해 왔으며, 지난달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Best 30'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내외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티맥스소프트와 핸디소프트 등 토종 SW기업들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국가대표급 SW 기업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김 대표는 더욱 공격적인 경영방침을 세우고 채찍질을 가하려 한다. 그는 요즘 일본 교세라그룹의 명예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이 담긴 '아메바 경영'을 다시 꺼내 읽고 있다.

아메바 경영이란 회사의 여러 사업부를 아메바처럼 독립적인 회사 형태로 개별화해서 경영하는 것으로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안랩으로서는) 벤처정신을 계승할 수 있어 구성원의 정신무장 강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최근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각 사업부를 회사내회사(CIC)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구상 중이다라며 사업부 별로 독립성을 부여하고 각 부서의 구성원들이 벤처정신으로 뭉쳐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안랩은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네트워크 보안사업에 나서는 한편, 모바일(스마트폰)보안 사업 확대 및 보안 시스템통합 등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내벤처팀인 고슴도치플러스를 분사해 '노리타운스튜디오'를 출범시킨 것도, 큰 의미에서 아메바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노리타운은 소셜네트워크게임 분야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선두기업이 됐고, 사내벤처로 3년간 인큐베이션 기간에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독립 기업으로 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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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아메바 경영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틀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향후 회사를 CIC로 분리해 운영하겠다는 방향성도 정해졌고, 지금은 그 방법론을 고민하는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보안 영역으로 묶여있는 각 사업부별 업무 연계성이다. CIC로 운영될 경우 협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대표의 고민이 깊지만, 머지 않아 '안랩표 아메바 경영'이 선보여질 것은 틀림 없어 보인다. 김 대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신사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육성 중이라며 이들 사업의 성공과 안랩의 지속성장을 위해 아메바식 경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