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요금인하 …LGU+ “어쩌죠”

일반입력 :2011/08/11 10:52    수정: 2011/08/12 09:47

김태정 기자

LG유플러스가 경쟁사들의 요금인하 공세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요금을 내리면 적자 전환까지 우려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핵심은 기본료. 가입자 900만명 대상으로 1천원만 깎아도 단순 계산으로 분기당 매출 270억원이 증발한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60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기본료 인하, 대세?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KT의 요금인하에 대응할 뾰족한 수를 아직 찾지 못했다. 기본료를 손대지 않으려고 각종 결합 요금제를 구상 중이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CFO)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전달할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경쟁사가 요금인하에 나섰기에 우리도 대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도 경쟁사 대비 요금제가 저렴한데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안 그래도 여러 가지 악재로 고전 중이다. 요금인하 여력이 더 부족한 이유다.

이 회사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8.1% 떨어졌다. 이른바 ‘어닝쇼크’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4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을 위한 수조원대 투자가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지난 2일 데이터 통신 불통 사고로 인한 보상금이 200억원대에 이르면서 위기감이 한층 커졌다.

■SKT-KT “우리도 어렵지만 결단”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기본료 인하는 되도록 피하고 싶지만, SK텔레콤과 KT의 공격이 만만치 않다. 정부 압박으로 인해 기본료 1천원 인하를 발표한 두 회사는 LG유플러스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한 경쟁사 임원은 “LG유플러스가 기본료를 안 내리면 정부 정책에 따른 우리만 손해”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을 따라 기본료 1천원 인하를 발표한 KT 역시 상황이 어둡다. 요금인하는 울며 겨자 먹기다. 2분기 영업이익이 4천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떨어졌다. 기본료 인하를 반대하는 임원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석채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국현 KT 개인프로덕트·마케팅본부장은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요금인하에 나서지만 신규 투자 등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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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이 6천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지만, 하이닉스 인수전 등을 감안하면 역시나 큰 여유는 없다.

황철증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은 “IT 강국 위상 유지를 위해 기업들의 미래투자 여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투자활력을 지속할 수 있는 선에서 요금인하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