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울며 요금인하…“SKT 미워라”

일반입력 :2011/08/10 08:59    수정: 2011/08/11 10:11

김태정 기자

‘울며 겨자 먹기’

KT와 LG유플러스가 처한 상황이 딱 이렇다. 영업이익이 추락했는데 요금은 내려야하니 난감하다. 요금인하 계획을 먼저 발표한 SK텔레콤이 미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이통3사 중 홀로 2분기에 영업이익을 키웠다. 부족한 살림에 부잣집과 싸우려니 한숨이 더 깊어진 KT와 LG유플러스다.

■SKT 따라 1천원 인하…LGU+ 적자?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달부터 모든 가입자들 대상으로 기본료 1천원을 내리고, 무료문자 월 50건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간 다양한 요금할인을 시도하면서 기본료는 결코 건들지 않았던 KT. 그만큼 기본료를 수익 및 투자여력의 근간으로 생각해왔다. 적잖은 고위 임원들이 ‘기본료 1천원 인하’를 적극 반대했던 이유다. 문제는 SK텔레콤이 내달부터 1천원 기본료 인하를 시작한다는 것.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통신료 인하 공약에 가장 먼저 협조했다. 이에 따라 불거진 SK텔레콤으로의 가입자 대거 이탈 우려에 이석채 KT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간담회서 “투자를 못하면 우리는 포부를 접어야 한다”고 사회적 요금인하 압박을 우회 비판했지만 결국 한 발 물러서야만 했다.

LG유플러스는 더 큰일이다. 기본료를 1천원을 내리면 1천억원 가량 매출 손실이 발생,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든 기본료 인하를 피하고 싶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다.

성기섭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CFO)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전달할 방안을 구상 중”이라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2분기 어닝쇼크, 하반기도 울상

이용자 입장에서는 고작(?) 1천원이지만 이통사들에게는 천문학적 금액이 걸린 문제다. 하필이면 실적 추락이라는 악재가 함께 겹쳤다.

2분기 영업이익이 KT는 4천324억원, LG유플러스는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9%, 38.1% 떨어졌다. 이른바 ‘어닝쇼크’다. 4세대 이동통신 등에 막대히 투자한 후유증이다.

이런 가운데 내달부터 요금인하를 본격 시행하면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우울해질 가능성이 크다.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에 대한 조 단위 투자도 시작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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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학 KT CFO는 “작년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내야겠지만 경영목표 달성할지 낙관이 어렵다”며 “강력한 비용통제와 요금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이 6천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대폭’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한 선방이라고 증권가는 분석했다. SK텔레콤을 따라서 요금인하에 나서는 KT와 LG유플러스에게 달갑지 않은 돈 잔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