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업은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모델이 등장하는 사진을 촬영해 언론에 배포한다. 예쁜 모델의 이미지를 제품에 투영하고 소비자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 양대 IT 전자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타 기업에 비해 신제품이 많고 체계화된 홍보 전략이 잘 구축된 까닭이다. 그런데 최근 3개월간 이들 두 기업이 배포한 제품 홍보 사진을 살펴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삼성전자에서 배포한 사진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노출을 극도로 자제한다. 입고 있는 옷의 단추를 모두 잠그는 것은 물론 아예 목에 타이나 리본을 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마저도 대부분 제품으로 모델을 가려 최대한 제품을 부각시킨다.
최근 6개월간 배포된 보도자료용 사진을 확인해본 결과 여성 모델이 가슴 부위가 파인 옷을 입은 사례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신제품 방수캠코더 홍보를 위해 캐리비안베이에서 물놀이를 하는 배경으로 찍은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불문율처럼 이뤄지는 것”이라며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초점이 맞춰진 사진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좀 더 과감한 노출이 눈길을 끈다. 어깨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물론 앞섶이 깊게 파인 옷을 입은 모델이 등장한다. 최근 6개월간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줄잡아 스무 건 정도가 사진 속 모델의 가슴선이나 어깨가 드러난 과감한 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모델 기용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같은 기간 보도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이따금씩 남성과 여성 모델이 동시에 등장하는 반면 LG전자는 CF 모델인 수영선수 박태환과 배우 장동건을 제외하면 남성 모델이 등장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에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콘셉을 전달하면 담당 부서에서 이에 맞춰 촬영하는 것일 뿐”이라며 “특별히 의도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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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도 어떤 전략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이러한 차이는 보수적 색채가 강한 삼성전자와 비교적 자유로운 느낌의 LG전자가 가진 조직 문화를 잘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홍보 전략은 업체마다 고유의 전략과 특징이 있다”며 “눈길을 끄는 모델을 등장시켜 제품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