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北해커 고용 리니지-던파로 돈벌이

일반입력 :2011/08/04 14:05    수정: 2011/08/04 16:31

김희연 기자

북한 명문대 출신 해커들이 남한 범죄조직과 손잡고 국내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을 상대로 수익을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무역회사를 가장해 남한을 상대로 해킹을 하는 등 사이버 범죄에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4일 북한 해커들과 손잡고 ‘리니지’와 ‘던전앤파이터’ 등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에 접속 게임 아이템을 수집하는 불법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제작해 배포한 혐의로 정모씨㊸ 등 5명을 구속하고 김모씨㊲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중국에 온라인게임 아이템 작업장을 차려놓고 북한 명문대 출신 컴퓨터 전문가(해커) 30여명을 영입해 자동으로 게임을 실행시켜 아이템을 수집하는 ‘오토프로그램’을 제작해 국내외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상적인 협력사업처럼 꾸미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명의의 초청의향서를 북한에 보내 북한 해커들을 고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해커들은 이들에게 생활비를 지원받아 중국에 머무르면서 게임별로 ‘리니지팀’, ‘던파팀’, ‘메이플팀’ 등 5명 안팎의 팀을 꾸려, 온라인 게임 접속, 서버와 이용자 사이에 오가는 패킷 정보를 해킹한 뒤 이를 통해 오토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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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대학 등 중국 명문대 출신인 북한 해커들은 국내외 작업장에 오토프로그램을 공급하고 번 돈 가운데 55%를 받았다. 경찰은 이 중 일부가 북한 당국에 상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이들이 배포한 오토프로그램에 악성코드가 삽입되면 사이버 테러에 악용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불법 프로그램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