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왕의 귀환'

일반입력 :2011/07/29 11:45    수정: 2011/07/30 10:14

봉성창 기자

“스마트폰이 효자네~”

삼성전자(대표 최지성)가 매출 39조4천400억원, 영업이익 3조7천500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나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5조원대의 이익을 달성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우울한 성적표다.

그러나 글로벌 500만대가 팔린 갤럭시S2를 비롯해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무선사업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초창기 스마트폰 대응이 다소 늦어지며 한때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정도로 위협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문제는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분야에서 수익성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부문은 2천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충격에 빠졌다. 가전 부문도 5천100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성장률 둔화가 눈에 띈다.

무엇보다 세계 경기 불안정 여파로 3분기 또한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지난해 기록한 150조 매출, 15조 영업이익 기록을 계속 지켜나갈지 불확실해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같은 진단 다른 처방

반도체 부문은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전형적인 계절적 비수기에다가 0.80달러까지 덜어진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1조7천9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비록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9%나 줄었지만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면 선방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은 뼈아프다. 대형 LCD 패널 판매를 이끌어내는 TV 수요가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패널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결국 2천100억원 적자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 투자를 반도체 부문은 늘리고 LCD 부문은 줄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설비투자비용은 약 5조6천억원으로 상반기 전체로는 약 11조2천억원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체 규모인 23조원은 변동 없으나 사업부별로 반도체 부문의 일부 증가와 LCD 부문에서의 일부 감소가 예상된다고도 덧붙였다. 반도체, LCD 양쪽 모두 시황이 나쁜데 설비투자만큼은 정반대 전략이다.

LCD만 두고 보면 업계와 맥을 같이한다. TV 수요 저조로 LCD 패널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나자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투자를 1조원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반도체는 다르다.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오히려 점유율 격차를 더 늘리는 공격적인 전략이다. 최지성 부회장은 최근 “당초 계획보다 메모리 투자를 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모두 시장점유율 4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위협하는 스마트폰 성장세 ‘무섭네’

통신 부문은 성적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영업 이익만 무려 1조6천700억원을 기록하며 1조7천900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 부문을 뛰어 넘을 기세다.

삼성전자는 소송 등의 여파로 이번 분기 실적발표해서 구체적인 판매 규모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소 2천만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2 단일 모델로 전 세계 500만대 이상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거기에 ‘갤럭시 에이스’와 ‘갤럭시 미니’ 등 보급형 모델까지 가세해 라인업을 잘 갖췄다. 안드로이드OS 진영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졌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3분기에도 이와 같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최대 경쟁사로 지목되는 애플의 아이폰5 출시가 오는 9월 유력하다. 또한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프리미엄급은 물론 보급형 시장에서도 격돌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굵직한 신제품 라인업을 대부분 공개한 상태다. 이후 LTE를 탑재한 차세대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는 통신 시장 분위기에 따라 출시시기가 유동적이다. 대표적 프리미엄 시리즈인 ‘갤럭시S3’가 나오기에도 아직 이르다.

삼성전자는 3분기 ‘갤럭시S2’의 보급 확대와 10.1인치, 8.9인치 등 다양한 태블릿 신제품 공급을 통해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2년 연속 150조-15조 ‘쉽지않은 도전’

올해 반환점을 지난 지금 삼성전자가 2년 연속 매출 150조, 영업이익 15조를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보다 3분기가 더 비관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물론 4분기까지도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전자 측도 지속적인 경기 불확실성과 PC, TV 등 제품 수요 약세 그리고 스마트폰, 태블릿 등 경쟁 심화와 같은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적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가격 반등이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계절적 수요에 따라 공급량을 제한적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현재 0.75달러까지 떨어진 반도체 가격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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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전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면 150조-15조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스마트폰 부문의 지속적인 상승세도 이와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 하에서도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을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