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크레딧’ 도입 일주일…업계 반응은?

일반입력 :2011/07/09 12:58    수정: 2011/07/10 01:18

전하나 기자

애플의 앱내부 결제방식(In App Purchase)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뒤 30% 수수료 정책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이 지난 1일부터 도입한 ‘페이스북 크레딧’도 논쟁에서 비껴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페이스북 크레딧은 페이스북 상의 여러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에서 아이템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가상 화폐. 기존에는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홍콩, 인도 등 25개국에서 서비스됐으나 지난 1일부터 한국 등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13개국에 일괄 적용됐다.

현재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에서 서비스되는 소셜게임의 페이스북 크레딧 사용을 의무화한 상태다. 페이스북 크레딧의 수수료는 30%. 따라서 개발자들은 크레딧을 통해 70%의 수익을 얻게 된다.

이와 관련 지디넷 등 주요 외신은 페이스북 크레딧이 중소형 개발사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엄격한 시장 진입 제한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최근 씨넷뉴스는 얼마 전 IPO를 신청한 美소셜게임사 ‘징가’ 역시 매출의 82%가 페이스북에 기대고 있으며 페이스북 크레딧이 징가의 의존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징가의 유일하고도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평가다.

물론 모든 소셜게임이 결제 시스템으로 크레딧만을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 자체 결제 시스템도 병행가능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크레딧만을 쓰는 게임사에 페이스북 내 프리미엄 타깃 광고, 게임 대시보드 노출, 새로운 프로모션에 대한 우선권 등의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선 ‘30% 수수료가 합당한 수준인지’ ‘플랫폼 사업자의 결제수단만을 은근히 강요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대부분 페이스북의 방침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페이스북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없던 30%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아프기는 하다”면서도 “페이스북만큼 완벽한 소셜그래프를 기반으로 한 게임 플랫폼은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체 결제솔루션을 가지고 있던 사업자 입장에서 불편함은 어쩔 수 없겠지만 하지만 그동안 로컬 PG(Payment Gateway)사와 별개로 진행했던 협의를 통일할 수 있는 장점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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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크레딧이 다른 결제 수단보다 개발사는 물론 사용자 관점에서 신뢰도와 편리성 모두 높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 4월부터 페이스북 크레딧을 미리 이용해 온 임정민 라이포인터렉티브 대표는 “이용자가 게임 머니를 결제한 내역이 적힌 청구서에 페이스북 이름이 나오는 것이 훨씬 더 신뢰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페이스북 크레딧 도입 이후 결제 비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때문에 페이스북이 이익의 30%를 차감한다고 하더라도 ‘남는 장사’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후발주자에 속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대부분 30% 수수료를 일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선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높아진 현 시점에서 합리냐 불합리냐는 소모적인 논쟁”이라면서도 “플랫폼 사업자들이 일종의 담합처럼 30%를 불문율로 책정했다”고 문제 제기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더욱 크려면 콘텐츠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다른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