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어디까지 써봤니?

일반입력 :2011/07/09 11:27    수정: 2011/07/09 11:35

봉성창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도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성공을 위한 비즈니스 플랫폼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저없이 개방성을 꼽는다. (일부에서는 페이스북의 콘텐츠가 검색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폐쇄적인 서비스로 보기도 한다.) 한때 또 다른 SNS인 마이스페이스가 굳건히 자리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이 역전만루홈런을 날릴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이러한 개방성 때문이다. 승자독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IT업계에서 2등이 1등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러한 개방성 덕분에 전 세계 벤처 기업은 ‘페이스북’이라는 엘도라도를 향해 항해를 떠난다. 멋진 아이디어만 있으면 페이스북이 공개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팜빌’로 유명한 징가의 성공신화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요즘 선보이는 국내외 대부분 IT 서비스는 회원가입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페이스북 ID를 입력하라고 한다. 이는 접근성을 저해하는 회원가입 절차를 뛰어넘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등록된 각종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벤처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페이스북 마케팅에 혈안이다. 페이스북을 통한 저비용 고효율의 다양한 마케팅 사례들이 잇달아 보고되면서 부터다. 괜찮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수십억을 들여 TV 광고를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비용 절감은 모든 기업의 관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페이스북의 개방성을 활용한 몇 가지 주목할만한 서비스가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들 서비스는 페이스북이 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SNS인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 나의 페이스북 박물관에 놀러오세요 - 더 뮤지엄 오브 미

개인 박물관을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후대에 길이 남을 위인이 아니라면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면 인텔이 선보인 ‘더 뮤지엄 오브 미’에 접속해 손쉽게 사이버 개인 박물관을 개관할 수 있다.

개관 준비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만 하면 끝이다. 그럼 해당 서비스에서 알아서 개인에 대한 모든 페이스북 정보를 가져가 불과 1~2분만에 뚝딱 해치운다. 이때 가져오는 정보는 자신의 이름을 비롯해 페이스북 친구 리스트, 사진, 글, 동영상 등이다. 평소에는 타임라인을 통해 보던 이러한 정보들이 3D 그래픽으로 시각화돼 마치 박물관처럼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박물관은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라온다. 자신의 친구들이 이곳에 놀러와 같은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고 방명록에 글을 남길 수도 있다.

‘더 뮤지엄 오브 미’는 인텔이 올해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진행하고 있는 ‘비주얼 라이프’ 캠페인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프로모션이다.

이 서비스 그 어디에도 “인텔 제품이 최고에요”라는 식의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페이스북의 모든 콘텐츠를 어떻게 시각화 시킬 수 있는지를 한 눈에 보여준다. 이 서비스가 ‘비주얼(시각화)’를 상징한다면 페이스북이 ‘라이프(삶)’인 셈이다. 글로벌 기업다운 세련된 마케팅 기법이 아닐 수 없다.

■넌 나에게 어떤 크기일까? - 프렌드 매트릭스(friendmatrix.co)

인간 관계에는 경중이 있다. 물론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친한 정도에는 어떤 차이가 존재한다. 어떤 친구에게는 보증을 서주기도 하지만 어떤 친구는 결혼식에도 이런 저런 핑계로 빠진다. 인간 관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페이스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친구의 글에는 ‘좋아요’를 꼬박 꼬박 붙여주고 세심하게 답글을 달지만, 어떤 친구는 그저 마우스 스크롤을 길게 하도록 만드는 존재에 불과하다.

이를 한눈에 보여주는 서비스가 바로 ‘프렌드 매트릭스’다. 자신의 페이스북 아이디로 해당 서비스에 로그인하면 그동안 자신의 페이스북 활동 정보를 가져온다. 그리고 어떤 친구들과 얼마나 많은 교류를 나눴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프렌드 매트릭스’는 그 보여주는 방법이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재미있다. 자신과 교류가 많은 친구일수록 프로필 사진 크기가 커진다. 교류가 거의 없으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다. 이러한 사진을 모아 정사각형 크기의 사진 한 장으로 만들어 준다. 수치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픽토그램 혹은 픽토그래프 방식이다.

인간 관계의 경중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부끄러운 행위다. 따라서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는 왠만하면 자신만 보고 참고하는 것이 좋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좀 더 재미있게 - 집잡(sendables.jibjab.com)

SNS 이용자 중 대부분은 사진 올리기를 좋아한다. 원래 사진이라는 것은 혼자만 보기에는 아까운 법이다. 이러한 투철한 공유 정신 덕분에 올해 1월까지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의 수는 무려 900억장에 이른다. 6개월이 지난 지금쯤은 아마 1천억장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사이트가 있다. ‘집잡’이라고 불리는 이 사이트는 당연한 말이지만 페이스북 아이디만 있으면 회원 가입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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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잡’에서 페이스북 로그인을 통해 가져오는 정보는 사진이다. 이러한 사진을 웹 상에서 자동으로 합성해준다. 이미 준비된 다양한 합성 틀에다가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인물 사진을 넣음으로써 매우 재미있고 눈길을 끄는 패러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e카드 형식으로 타인에게 보낼 수도 있다. 비단 사진 뿐 아니라 3~4분 분량의 동영상으로도 만들어 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에게 공유된다. 예제 이미지 및 동영상이 많기 때문에 이곳에서 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오로지 재미있자고 만든 ‘집잡’은 이미 해외 페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다만 해당 사이트에 있는 500여개의 동영상과 1천500개의 합성 이미지를 모두 제한없이 사용하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한 달 사용료는 단돈 1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