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채널을 보지 않는 데 꼭 수신료를 내야 하나요?”
“케이블TV에 가입해 매달 요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왜 TV 수신료를 또 내야 하나요?”
TV 수신료가 논란이 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나오는 불만이다. KBS를 시청하지 않거나 유료방송에 가입해 요금을 납부하고 있음에도 TV 수신료를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다.
최근 KBS와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TV 수신료 인상이 추진되면서 이에 반발해 강제적인 수신료 징수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TV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KBS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집에 TV 수상기를 보유하지 않거나 방송법이 정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가구는 확인 절차를 거쳐 수신료 납부를 면제받을 수 있다.
집에 TV 수상기를 보유하지 않은 경우에는 한국전력이나 KBS 콜센터를 통해 신고를 하면 전화 확인과 현장 확인 절차를 거쳐 수신료 면제 처리를 해준다.
한전이나 KBS에 신고가 들어오면 콜센터에서 전국 방송 총국에 있는 해당 부서로 민원이 접수되고, 각 총국마다 현장에서 민원을 처리하는 자원관리요원들이 현장조사를 통해 TV 수상기 보유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이 점을 악용해 고의적으로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수 년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TV 수신료 안 내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이 방법에 따르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한국전력에 TV수상기 말소 신고를 한 후 KBS 직원이 현장 확인을 나오면 이 날짜에 맞춰 TV를 치워 놓으면 된다. 실제 이런 절차를 거쳐 수신료를 면제 받은 후 TV 수신료 항목이 빠진 전기요금 고지서를 ‘인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TV 수상기를 보유했음에도 허위 민원을 신청하면 어떻게 될까.
KBS 수신료정책국 관계자는 “현행법상 TV 수상기를 소지하게 되면 반드시 신고를 하고 수신료를 납부하도록 돼 있다”면서 “악의적으로 수신료 납부를 회피하는 경우가 적발이 되면 이는 엄연한 범법행위로 추징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법 64조는 텔레비전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한국방송공사에 수상기를 등록하고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KBS 현장 요원들도 몇 단계의 확인 절차를 거친다.
한 KBS 관계자는 “근거가 있어야 행정업무 처리가 되고 근거가 없는 경우에는 현장 요원들이 판단을 하게 된다”면서 “예를 들어, TV를 다른 장소에 이전했다면 이전한 상대방 인적 주소를 확실히 얘기해야 하고, 폐기처분 했으면 고물상 등에서 발급받은 영수증 등을 확인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TV 수상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외에도 수신료 납부를 면제받을 수 있는 가구가 있다.
방송법 시행령 44조 수신료의 면제 항목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 수급자▲국가유공자 및 독립유공자 ▲KBS가 정한 난시청지역 거주자 ▲시각·청각 장애인 등이 소유한 수상기는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케이블TV나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가입자라 하더라도 위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가구는 지상파방송을 직저 수신하지 않더라도 수신료를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
TV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수신료가 청구되는 경우가 있다. TV를 가지고 있던 가구에 TV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이사를 왔을 경우 이를 파악하지 못해 수신료가 청구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개별적으로 한전이나 KBS에 신고를 해야 한다.
KBS 수신료정책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일일이 확인을 해서 수상기를 등록 시키는 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집집마다 확인을 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현재 TV 수상기 등록율은 99%에 이른다. 실제 징수율은 그 보다 밑돌지만 한전에 위탁을 하기 때문에 거의 미납이 없다는 설명이다. KBS는 1994년부터 TV수신료를 전기요금에 병기해 청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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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관계자는 “KBS 징수원이 직접 방문해서 돈을 받으려면 인력소모도 심하고 어렵다”면서 “한전에 수수료를 주긴 하지만 전기료와 합산해 징수하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TV 수신료는 1981년부터 2천500원으로 동결돼왔다. 지난해 KBS 이사회 의결된 수신료 1천원 인상안은 방통위 승인을 거쳐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