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 '프로프레임', 소송 전말과 잡음

일반입력 :2011/06/23 16:05    수정: 2011/06/23 16:59

티맥스소프트 금융솔루션 '프로뱅크(ProBank)'를 둘러싼 잡음이 법정 문 밖에서도 퍼지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확정된 대법원 판결에 승복해 본업에 충실하면서 더 이상의 논란을 거부한다 했지만, 원고측 경쟁사가 복잡한 소송 내용 가운데 일부를 부각시켜 우려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무슨 일 있었나

티맥스소프트는 자사 프로뱅크가 호주 금융솔루션업체 파이낸셜네트워크서비스(FNS)의 코어뱅킹 제품 '뱅스(Bancs)'의 소스코드를 베껴 만들었다는 혐의로 지난 2005년 FNS에 소송을 당했다. 국내서 FNS제품 공급권을 가진 큐로컴도 원고측에 섰다.

한미은행은 지난 1993년 FNS로부터 뱅스를 사들여 1996년까지 신종합온라인시스템을 주도적으로 구축하며 시스템 대부분을 새로 개발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 2003년 신종합온라인시스템을 대체할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합병되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이듬해 FNS와 큐로컴이 티맥스소프트에 소송을 제기했다.

6년간 소송 끝에 최근 대법원은 티맥스소프트가 FNS에 1억100만원을 배상하란 판결을 내렸다. FNS와 큐로컴 청구 사항 가운데 뱅스 프로그램 개작과 프로뱅크 배포를 금지한 것 외에 뱅스 복제 금지, 30억원 손해배상, 소송비용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큐로컴은 대법원 판결 이후 지난 20일 주요 일간지 광고를 통해 티맥스 프로프레임(ProFrame)이 뱅스를 불법 개작했다고 주장했고, 같은날 티맥스는 이 내용이 프로프레임 4.0 버전에 대한 영업방해와 고객사에 대한 신용훼손에 해당한다며 법적 대응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프로프레임 4.0, 3.0 버전은 2.0과 무관하다

프로프레임은 프로뱅크에서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연결을 위해 포함된 공통모듈로 개발되다가 별개 제품으로 갈라져나온 구성요소다. 티맥스소프트웨어는 프로프레임 4.0 버전이 소송과정에서 거론된 프로프레임 2.0 버전과 브랜딩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큐로컴 광고는 프로프레임이란 제품명을 쓰는 모든 시리즈에 동일한 법적 문제가 있다는 뉘앙스를 준다는 게 티맥스소프트 측 우려다. 프로프레임 4.0을 사용중인 현시점의 고객사들에게 법적 책임이 생기는 것처럼 오인시킬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티맥스소프트측은 대법원 판결로 FNS 금융솔루션을 일부 개작했다고 결론이 나온 부분은 공통모듈인 프로프레임이 아니라 소문자 b로 표기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부분 '프로뱅크(Probank)'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프로뱅크 솔루션은 프로뱅크 업무용 소프트웨어 부분과 프로프레임 공통 모듈 부분, 2개 덩어리로 구성돼 있었다는 얘기다.

■제품명이 혼란 유발?

실제로 대법원 판결문에서는 전체 솔루션을 '프로뱅크(ProBank) 2.0'으로, 공통 모듈 영역은 '프로프레임(ProFrame) 2.0'으로 구분해 지칭한다. 다만 업무용 소프트웨어 부분은 따로 언급치 않았다.

티맥스소프트 금융사업본부장 최태일 전무는 법원이 FNS 솔루션을 개작했다고 결론내린 것이 업무용 소프트웨어 부분이라며 2가지 구성요소를 포괄해 배포하지 말라고 한 까닭은 이들이 동일한 라이브러리에서 관리되고, 일부분이 상호 구동에 연관됐다고 판단해서였다고 다소 억울하단 입장을 밝혔다.

티맥스소프트측은 지난 2005년 1월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 인장을 찍은 프로프레임2.0 프로그램등록증을 제시하고 있다. 본소송이 시작된 시점은 같은해 8월부터다.

티맥스소프트 기술지원본부장 최우영 상무는 프로프레임 3.0과 4.0 버전은 2005년 이후 로깅, 아키텍처 등 공통모듈 영역이 '프레임워크'라 일컫는 별도 제품으로 발전한 뒤 새롭게 만든 것이라며 80년대부터 2005년 이전까지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하부에 공통모듈 영역이 분리되지 않은 채 개념으로써만 존재했기에 엄밀히 구분하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 대응 검토중

티맥스소프트측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고 FNS의 청구 내용만 일부 인정됐기 때문에 모든 청구사항을 기각당한 큐로컴 측과는 원래 볼 일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꾸 지면 광고 등을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할 경우 법적 대응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티맥스소프트 법무감사팀 황성택 자문변호사는 소송당사자가 아닌 큐로컴이 광고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며 사실상 법적 관련 있었던 FNS는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된 이후 가만히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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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을 통해 최근까지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온 티맥스소프트는 더이상 잡음이 늘지 않도록 빠른 결론이 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종욱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우선 큐로컴이 최근 진행한 것과 같은 허위 과장 광고를 중단하고, 소송 당사자 양측이 현상태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 각자 잘 활동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