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애플 따라잡기, 왜?

일반입력 :2011/06/10 09:45    수정: 2011/06/10 16:58

봉성창 기자

최근 LG전자가 애플의 매킨토시 PC와 비슷한 디자인 콘셉트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애플 따라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대표 구본준)는 노트북, 올인원PC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PC 시장에서 차별화에 나섰다. 이들 제품은 내로우 베젤, 블레이드 디스플레이, 단순미를 살린 순백 디자인 등이 특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은 LG전자의 첫 올인원 PC V300이다.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AMD 라데온 HD6550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이 제품은 마치 애플의 아이맥과 유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4.5cm의 얇은 두께의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받침 부문의 디자인이 쉽게 아이맥을 연상시킨다.

윈도우 기반의 이 제품은 아이맥보다 우리나라 PC환경에 보다 적합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콘셉트가 지나치게 베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그런가하면 올해초 내로우 베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P420 역시 애플의 맥북 프로와 상당부분 유사한 측면이 많다.

2.0kg 전후의 무게에 비슷한 두께 그리고 최대한 단조로움을 강조한 디자인 등이 그것이다. 또한 최대한 단순화시킨 외부 입력단자 구성 등도 맥북 특유의 디자인과 빼닮았다.

LG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내로우 베젤은 화면 테두리가 유난히 얇아 같은 크기의 노트북에 비해 화면이 1인치 가량 커지는 LG전자의 독자 기술이지만, 사실 이는 맥북 프로의 오랜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이렇듯 LG전자가 애플의 제품 콘셉트를 따라가고 있는 이유는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서 1% 미만의 점유율을 가진 PC 사업부문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인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14인치 노트북을 최근 확대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올해 초 LG전자 PC 사업부문은 과거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부 산하의 조직 구조에서 CEO 직속으로 개편됐다. 당시 부진한 PC 사업부문을 구본준 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LG전자 PC사업 부문은 1분기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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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확실히 과거와 비교해 LG전자의 PC 사업 부문이 활기를 띄고 있다”며 “최근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빨라진 것이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을 따라했다기 보다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며 “기본적인 방향은 내로우 베젤을 기반으로 슬림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