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단말기를 마주한 모바일 개발자들은 어느 플랫폼에 '최적화'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전통적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시 지원 플랫폼이 늘어날 수록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많은 사용자에게 배포할 목적이라면 가장 점유율이 높은 단말기나 OS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면 된다. 그러나 사용자가 많은 시장일수록 경쟁도 치열해지는 법이다. 향후 대세가 될지도 모르는 잠재력을 기대한다면 비중이 다소 떨어지는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단 얘기다.
이에 아이폰 운영체제(OS)같은 주요 플랫폼부터 윈도폰7이나 바다OS같은 '걸음마'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모바일앱 개발 방법론이 발달하는 추세다. 지난 2~3년전부터 해외에서 발전해온 '웹기반 앱개발'이 국내서도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미래웹기술연구소는 지난 25일 간담회를 열고 모바일앱과 HTML5 관련 기술을 통해 멀티플랫폼을 지향하는 웹기반 앱개발 기술 '폰갭'을 소개하고 개발자들을 위한 모바일 앱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폰갭은 HTML, CSS, 자바스크립트로 만든 웹앱을 iOS,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심비안, 팜용 모바일앱으로 변환해주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미래웹기술연구소는 웹기술 컨설팅과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로, 지난 3월 폰갭용 바다OS 앱 변환 기술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여러 플랫폼 동시 개발, '폰갭'이 답이다
조만영 미래웹기술연구소 대표는 폰갭은 크로스디바이스 앱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08년 등장했고, 2010년 나온 타이태니엄 앱셀러레이터나 국내서 올초 출시된 KTH 앱스프레소도 같은 기술이라며 앱스프레소 등장 당시 국내서는 반향이 컸는데 이미 해외에는 이런 유사 기술이 20여가지 넘게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폰갭과 같은 멀티플랫폼 대응 기술이 해외서는 진작에 활발히 쓰여 왔는데 국내서는 최근 들어서야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전까지 데스크톱 환경에 초점을 맞춰온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과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보급이 상대적으로 지연돼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이미 해외 개발자들은 웹기술만 써서 iOS와 안드로이드용 앱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블랙베리나 심비안 등 점유율이 낮은 플랫폼으로도 동시에 제작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국내서도 이런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에 따르면 웹기술만으로 앱을 개발할 경우 기존 모바일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필요가 줄어든다. 개발자들은 해당 환경별 최적화 작업 이전에 코딩 시간까지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모바일앱 개발자들은 더 간단하게 익힐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와 HTML, CSS를 배워 전혀 몰랐던 다른 플랫폼용 앱도 만들 수 있게 된다. 또 데스크톱 기반 웹디자이너와 자바프로그래밍을 했던 개발자들도 모바일 업계에 진출할 길이 열린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최근 열린 웹기반 앱개발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원래부터 모바일 개발을 하던 사람들이라면서 그와 더불어 데스크톱 환경에서 HTML과 자바 코드를 다루던 웹개발자들도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웹기술과 함께 진화할 것
물론 웹기술에 기반한 앱개발 방식이 크로스플랫폼 이슈에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웹기술만으로는 아직 단말기의 모든 기능을 구현할 수 없는 상태다. 예를 들어 '웹GL'같은 3D 그래픽 표준 기술이나 2D가속을 지원하는 환경은 찾기 드물다. 음성 영상 등 멀티미디어 지원이나 카메라 장치 제어 기능을 요구하는 앱은 만들기 까다로울 수 있다.
이는 차세대 웹표준이 내년 최종안으로 완성될 것을 예고한 채 한창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HTML5'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묶여 불리는 차세대 웹표준에는 앞서 언급한 멀티미디어 처리 기술과 단말기에 내장된 기기, 센서 등을 다루는 표준 웹기술이 정의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이는 웹기반 앱개발 기술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관련 웹표준과 이를 지원하는 브라우저와 단말기 성능상의 한계 때문이라며 브라우저 업체들이 모바일에 웹표준 기술을 앞다퉈 구현하고 있고 단말기 성능도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간에 따라 웹기반 앱개발 기술의 입지는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미래웹기술연구소는 직접 폰갭과 자사 웹기술 노하우를 통해 만든 전자책 앱을 선보였다.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 블랙베리, 심비안, 바다 플랫폼 등 OS와 화면 크기에 제한 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전에 실험적으로 개발한 트위터 클라이언트에서도 여러 단말기에 공통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갖추고 구글맵, 트위터API 등이 정상 동작했다고 덧붙였다.
■웹기반 앱개발자 양성 시급하다
조 대표는 현재 글로벌 모바일 생태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렌드를 따라갈 개발자 양성이 시급하다며 국내 웹개발자들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바다OS 등 여러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앱개발 분야에서 플랫폼 중립적인 웹기술에 관심이 모아질 것은 당연해 보인다. 개발자 개인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확장세인 플랫폼 다양성에 대응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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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1분기 전세계 휴대폰 매장에 풀린 스마트폰의 OS 점유율과 단말 대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1위는 안드로이드(36.0%, 3천627만대), 2위는 심비안(27.4%, 2천760만대), 3위는 iOS(16.8%, 1천688만대)로 나타났다.
국내서 주목도가 덜한 블랙베리(12.9%)도 점유율 4위로 아이폰과 차이가 크지 않았고, 하반기 국내 출시될 윈도폰(3.6%)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보였다. 가트너는 심비안을 제외한 나머지 플랫폼 점유율이 모두 상승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