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안드로이드 앱 개발 한 번에…어떻게?

한기태 KTH 웹플랫폼랩 팀장

일반입력 :2011/03/16 12:34    수정: 2011/03/24 09:55

정윤희 기자

“웹은 플랫폼화 될 겁니다. 현재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이 나오고 있는데, 그때마다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어 대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죠. 시간이나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을 한 번에 개발한다.’ 모바일 앱 개발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문구다. 앱을 개발하려면 iOS, 안드로이드 등 플랫폼별 전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수고를 덜어준다니 눈이 번쩍 뜨일 대목이다.

지난 14일 KTH가 내놓은 앱스프레소는 하이브리드 앱 빌더를 표방했다. 하이브리드 앱은 디바이스에 의존적인 부분은 네이티브 앱으로 만들고, 전체적인 부분은 웹앱으로 만들어 조합하는 방식이다.

한기태 KTH 웹플랫폼랩 팀장은 크롬OS를 예로 들며 “심지어 구글조차도 모든 플랫폼에 대응하지는 못한다고 고백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때문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웹”이라며 “향후에는 웹이 플랫폼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개된 지 불과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개발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개발자라는 한정된 타깃 고객층을 가졌음에도 하루 만에 2천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별도의 라이선스비가 없다는 것도 매력이다. 온라인 개발자 커뮤니티 등에는 벌써부터 앱스프레소 리뷰가 속속 등록되고 있다.

■앱스프레소, 개발자 편의에 ‘올인’

“앱스프레소는 한 마디로 웹으로 앱을 개발하자는 겁니다. 디바이스 API를 앱스프레소가 해결해주겠다는 얘기죠. 지금 당장 앱스프레소로 앱스토어에 있는 80% 이상의 앱을 구현 가능합니다.”

앱스프레소의 장점은 웹을 개발하던 기술로 네이티브 앱까지 개발 가능하다는 점이다. 웹개발용 프로그래밍 언어 HTML, CSS, 자바스크립트를 지원해 앱 개발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OS를 선택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해당 OS에 맞는 앱이 나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는 iOS, 안드로이드 2.1(이클레어), 2.2(프로요)를 지원한다. 앱스프레소를 이용해 개발된 앱이 안드로이드 버전 ‘푸딩얼굴인식’이다.

“앱스프레소를 내놓은 가장 큰 이유는 개발자입니다. 개발자에게 다양한 개발기회와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것이 목표였죠. 앱스프레소에서 앱을 만들면 바로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에 올려 판매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오는 5월에 출범할 전 세계 웹 앱 도매시장 WAC을 지원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에요. 앱스프레소에서 익힌 노하우를 WAC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거죠.”

따로 빌드 과정 없이 수정된 소스가 바로 앱에 반영되는 것도 편리하다. 다만 게임 등 특정 분야에서는 기존 네이티브 앱과 비교하면 다소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 팀장은 “바꿔 말하면 게임을 제외한 80% 이상 거의 대부분의 앱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웹 서비스, 모바일화 쉬워진다

앱스프레소가 겨냥한 분야는 콘텐츠다. 우리나라는 웹환경이 잘 구축돼있다 보니 콘텐츠를 웹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시스템이 대부분 갖춰져 있다는 것. 문제는 모바일로의 이전이다.

한 팀장은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다시 모바일 앱을 하나하나 개발하기에는 너무 번거롭다”며 “웹 형태의 서비스는 앱스프레소로 바로 모바일로 옮길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앱스프레소는 1.0 베타 버전으로 기본적인 기능만 선보인 상태다. 플러그인(plug-in)과 디버깅 기능, 프로세스 디자인 키트(PDK) 등은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 플러그인은 WAC의 와이키키API에서 제공하지 않는 기능을 네이티브 기술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끼울 수 있게(plug-in)한 기능이다.

예컨대, 와이키키에서는 카메라 기능을 넣으려고 하면 코딩을 많이 해야 하는데 앱스프레소API서는 코딩 한 줄로 단말에 내장된 카메라를 불러와서 찍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푸시알람박스나 백키(back key), 메뉴키 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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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프레소의 정식 서비스는 오는 7월로 예정됐다. 향후에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올 때마다 단말의 특이성을 흡수하고, 윈도폰7도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도 웹을 플랫폼화 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괴가 있어야 혁신이 있는 거죠. 우리나라 개발자들의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우리도 웹쪽 최신 기술조류에 배팅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