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모습을 드러낸 애플 '아이패드2'로 인해 업계가 설왕설래 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굉장하다 혹은 그저 그렇다 등 평가가 엇갈리지만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기대와 관심을 받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해 4월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작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1천500만대가 팔린 아이패드는 태블릿PC 시장 점유율 83%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출시 이전부터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고, 국내 업체들의 견제와 도전을 받았지만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 역시 2007년 6월 첫 출시된 이래 작년까지 누적판매량이 9천만대에 달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에만 80만대 정도가 판매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30% 수준으로 시장 지배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 세계 시장을 놓고 보면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은 이미 검증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당연히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바로 사람들의 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왜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등의 합리적인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기업들간 기술 수준이 비슷해짐에 따라 제품들의 성능이나 품질에 대한 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제품 선택의 기준이 달라졌다. 여기에 소비자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제품을 고를 때 제품 본연의 속성보다는 제품이 의미하는 상징성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단순한 상품의 구매를 넘어서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창출하고 경험을 구매하는 개념으로 소비패턴이 바뀐 것이다.
소비자들이 무엇인가를 구매하도록 하는 가장 큰 동기는 논리적인 데이터나 사실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경험'이라고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논리적인 판단에 의해서 물건을 사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과거에는 단순한 소비만으로 욕구를 충족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소비를 통해 스스로의 개성을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보아 주는가를 의식한 소비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들과 똑같기 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기술력이나 기능,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요인이 시장 경쟁을 유발하지만 시장 주도권은 소비자의 개성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의류, 자동차, 화장품 등은 개인의 개성과 관련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한 가지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거나 남들과 다른 차별화를 위해 선택한 제품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다면 상징성이 없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이나 휴대폰 역시 소비자의 개성이 강하게 반영되는 특성 탓에 단일 제품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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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은 기본인 시대에서, 기능적 혜택이나 낮은 가격만으로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소비자는 이제 남들과 '같음' 보다는 개성이라는 '다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는 소비자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해 주고 욕구를 충족시켜 주느냐에 따라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에도 쉽게 지갑을 열 수도, 반대로 매우 합리적인 상황에도 지갑을 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빠르게 증가하고 중요해지는 만큼 기업에서는 물리적 기능보다 심리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