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폰을 넘어선다

일반입력 :2011/05/18 09:07    수정: 2011/05/18 11:14

송주영 기자

지난해 아이폰4 출시 행사장.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300ppi를 넘어선 아이폰4 디스플레이에 ‘레티나(망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은 공간에 수많은 픽셀이 들어가 인간의 눈으로 픽셀을 구별하기 어려워졌다는 자신감이었다.

인간의 눈이 인지할 수 있는 픽셀 수를 뛰어넘어라. 최근 LCD 업계가 작은 공간에 더 많은 픽셀을 넘은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도시바 등 LCD 업체는 약속이나 한 듯 이번 SID 행사를 통해 300ppi를 넘어선 ‘초고해상도’ 스마트폰, 태블릿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17일부터 미국 LA에서 열리는 디스플레이 학회(SID) 행사에서 300dpi/ppi가 넘는 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태블릿용 제품을, LG디스플레이, 도시바 등은 스마트폰 초고해상도 LCD를 내놨다.

외신, 해외 블로그 등은 300dpi/ppi 이상 초고해상도 제품에 대해 이미 아이폰4에 탑재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부르고 있다. 레티나가 아이폰4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고유명사처럼 사용됐으나 초고해상도 제품이 늘어나면서 이를 총칭하는 용어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이제까지 나온 태블릿 중 최고 수준인 300dpi(인치당 도트의 개수) LCD를 SID에서 내놓았다. 누보얀스란 업체와 협력해 만든 이 제품은 펜타일 WQXGA(2560x1600) 10.1인치의 이 태블릿용 LCD. 아이패드2 디스플레이인 132ppi보다는 2배 이상 선명하다. 태블릿용 LCD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급으로 나왔다. 더 큰 디스플레이일수록 더 많은 픽셀을 담는 것이 어렵다. 일부 블로그, 이번 삼성전자 태블릿 LCD에 대해 “태블릿용 LCD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내년에 출시될 아이패드3에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300dpi급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내놓았다. 이밖에도 삼성전자 태블릿인 갤럭시탭 내년 버전에 장착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양산 일정이 미정인 제품”이라고만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도시바는 스마트폰용 고해상도 제품을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SID 행사를 통해 HD해상도(329ppi, 720x1280)를 구현한 4.5인치HD 스마트폰용 패널을 선보였다.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비해 인치당 3픽셀 정도가 추가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 구체적인 일정을 세워뒀다. 올 하반기면 시제품이 아닌 양산제품으로 만날 수 있게 시장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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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도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경쟁에 합류한다. 도시바는 SID에서 4인치 HD급 367ppi 스마트폰용 LCD(710×1280)를 선보였다. 외신들은 도시바 LCD에 대해서도 아이폰5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4인치 제품이란 점과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애플이 탐낼만한 제품이라는 분석이다. 도시바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양산일정은 함구했다. 도시바는 300ppi 이상 디스플레이로 3.3인치 480×864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간의 눈으로 구별할 수 없는 미세한 점들의 향연이 LCD 업계에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곧 ‘레티나’란 용어도 신기술이 아닌 보편화된 LCD 해상도를 의미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