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맹주 3인방, 모바일 '점찍다'

일반입력 :2011/05/03 12:10    수정: 2011/05/03 15:48

전하나 기자

온라인게임 맹주 3인방 넥슨·NHN·네오위즈가 신성장동력으로 모바일을 점찍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단순히 '온라인이냐 모바일이냐'고 영역을 구분짓던 게임이 다중 플랫폼 콘텐츠로 거듭나는 양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넥슨·NHN·네오위즈는 이미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한 자회사나 조직을 신설 또는 인수 합병하면서 인력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10여년 전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했던 노하우와 그동안 축적된 인프라, 재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의 강자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다.

■지식재산권(IP) 활용도 100%…진부함 보이지 않겠다 선언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해 활동이 다소 주춤했던 넥슨모바일에 힘을 싣기 위해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약 35종의 다중 플랫폼 타이틀을 선보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넥슨모바일은 아이폰·아이패드용 '2012:서울', '카트라이더'의 아이폰 버전인 '카트라이더 러쉬'를 잇따라 출시했다. 상반기 내 아이폰·페이스북용 '메이플스토리'도 선보일 예정이며, 전 세계 2억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360용으로 개발 중이다.

이는 자사의 지적재산권(IP)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과도 맞물린다.

'카트라이더 러쉬'는 터치와 가속도센서 등 스마트폰 조작법을 적극 활용해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의 재미요소를 보강한 점이 특징이다. 해당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 출시 1주일 만에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하며 넥슨 IP의 막강함을 과시했다.

해외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도 나올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있다.

넥슨모바일 관계자는 단순히 모바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멀티플랫폼'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라며 모기업인 넥슨의 주요 온라인게임IP를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넥슨모바일만의 색깔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 독립 개발 스튜디오 운영으로 자율과 개성 담보한 게임 만들 것

1천억 원을 투입한다는 '통큰' 결정으로 지난해 업계의 이목을 샀던 NHN도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200억원 규모의 출자금을 투자해 설립한 스마트폰 게임 개발 전문 자회사 '오렌지크루'가 닻을 올린 것.

오렌지크루는 NHN 한게임 포트폴리오에 맞는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할 뿐 아니라 프로젝트 파이낸싱, 퍼블리싱, 신생기업 투자 등의 방법을 조달, 일본과 한국 시장에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게 된다.

이 회사는 이미 30여개의 게임 기획을 마쳤고 이중 15개 게임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연간 40여개 이상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80여명의 인력수준은 내년 말까지 250여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순수 스마트 디바이스 게임 개발 개발조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오렌지크루가 개발에 전념하도록 NHN은 마케팅이나 투자 등의 사업 부문을 전담한다. 회사에서 '함장'으로 통하는 박영목 대표는 오렌지크루와 NHN이 시너지를 발휘하되 영역구분을 확실히 해 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NHN의 안정된 문화를 떠나 새로운 방향성 가진 개발자들이 모여 창의적이고 개성이 강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하는 것이 오렌지크루의 설립 취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렌지크루개발 라인업, 인력구성에 대한 스튜디오 단위의 자율권을 보장하면서 자유로운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상징하는 경영 방식이 '독립채산제'다. 독립채산제는 성과에 대한 수익 분배 제도로 게임별 순이익을 회사와 스튜디오가 직접 배분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일종의 소사장제라고 설명하며 개발 라인업이나 인하우스 개발에서 나올 수 없는 효율성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빠른 확보를 통해 개발자와 경영자 모두 만족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천히 그러나 부지런한 걸음, '네오위즈의 반란'

네오위즈가 지난해 지오인터렉티브를 인수한 뒤 뼈대를 완성한 네오위즈모바일은 연내 약 20여종의 스마트폰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오인터렉티브가 만들었던 인기 게임은 물론 네오위즈게임즈의 IP를 활용한 스마트폰 게임도 개발 중에 있다.

현재까지 지난달 초 출시한 퍼즐 게임 '버블스마일' 외 라인업은 뚜렷하게 공개되지 않았으나 상반기 내 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네오위즈는 무엇보다 그룹 내 계열사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오위즈인터넷이 벅스의 음원을 활용해 개발한 리듬게임 '탭소닉'이 국내 앱스토어 최다 매출이라는 달콤한 성과를 거두면서 이 같은 계획이 구체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네오위즈는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스마트 플랫폼 개발을 공식화했다. 네오위즈가 만드는 스마트 플랫폼은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며, 상반기 중 게임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해 본격 론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네오위즈모바일은 자사 및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인기를 끌었던 다수의 게임을 모바일용으로 개발해 플랫폼에 탑재하고,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포털 피망의 인프라기술 및 노하우를 전수, 네오위즈인터넷이 플랫폼 개발 총괄을 나눠 맡게 된다.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지난 3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스페셜포스'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나무를 가꾸고 열매를 거두는 일에 치중한 반면 나무가 자라는 땅을 가꾸는 일에 소홀했다며 유무선을 넘나드는 포털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오위즈는 플랫폼 명칭을 '피망 플러스'로 정하고 게임을 시작으로 향후 소셜, 음악 카테고리까지 앱 퍼블리싱 범위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목표는 국내 1위 해외 5위권 내 진입. 올해 안에 100여종 이상의 앱을 서비스하면서 1천만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목표까지 정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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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넥슨·NHN·네오위즈 3사의 모바일게임 시장 진입에 대해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 중심이던 업계는 다소 경계하면서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흘러가던 국내 게임산업에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한 모바일게임 업체 관계자는 대형 온라인게임사의 스마트폰 게임시장 진출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서로간의 경쟁이 글로벌 오픈마켓 내 국산 게임의 밸류와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로 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