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마케팅비 1천500억 줄였는데”…또?

일반입력 :2011/04/22 13:02    수정: 2011/04/22 13:44

지난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이 1년 동안 약 1천5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통3사의 매출 대비 마케팅비용은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0%(지난해 22%)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을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마케팅비 규제가 도입된 이후 지난 1년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무선 마케팅비 비율은 26.4%에서 24.3%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이통3사의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마케팅비는 약 7조5천억원 규모로, 이를 고려하면 이통3사는 1년간 약 1천500억원의 마케팅비를 줄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 역시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인 20%를 초과한 것이어서 방통위의 제재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방통위가 지난해 5월 가이드라인 도입 당시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이나 불법 마케팅을 조장한 사업자에 대해 엄정대응 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올 초에도 이통3사가 초과 사용한 마케팅비에 대해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 방통위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는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행정지도로써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제재할 수 없다”며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가이드라인 준수를 유도해 마케팅비가 축소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방통위가 사업자의 반발에도 마케팅비 규제 도입의 이유로 밝힌 이통사의 설비투자 확대나 요금인하에서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3사의 지난해 투자계획 대비 실제 투자집행 비율은 107.4%로 4천38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업계에서는 마케팅비 규제가 투자확대로 이어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특히 방통위가 앞으로도 이통3사의 마케팅비가 축소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2분기에만 아이패드2·갤럭시S2 등 2세대 태블릿·스마트폰 출시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마케팅비가 줄어들지도 의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이통3사의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은 무선데이터 폭증에 따른 망의 불가피한 업그레이드 비용과 LTE에 대한 신규 투자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이를 마케팅비 축소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월 SK텔레콤은 무선데이터 폭증에 대비해 2.1GHz 주파수를 추가 확보하고 설비투자를 늘려왔으며, KT와 LG유플러스 역시 800·900MHz 주파수를 새로 할당받고 LTE 구축을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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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경우 올해 LTE 투자를 포함해 총 1조7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방통위가 규제의 실효성도 담보할 수 없는 가이드라인으로 사업자들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정책을 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