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SW개발자의 요람...인도 IT교육현장을 가다

KTDS QP Center 김성우 차장

일반입력 :2011/04/15 15:23    수정: 2011/04/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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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인재 교육과 육성에 중점을 두고 급성장하며 IT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인도의 인포시스(Infosys Technologies)를 찾았다. 여러 교육 실무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인도 IT교육 자체에 감명을 받았다. 인포시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교육시스템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포시스가 위치한 곳은 벵갈루루(Bengaluru)로, 영국의 식민지였을 때의 행정수도로 급속히 발전했던 도시다. 지금은 MS, IBM, EPSON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앞 다투어 들어와 있다. 인도에서 가장 발전이 빠른 도시 중의 하나로, 인도의 실리콘밸리로도 불리 운다.

인포시스는 인도공과대학(IIT,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을 졸업하고 프랑스계 소프트웨어업체에서 근무했던 나라야나 무르티(인포시스 명예회장 겸 고문)와 S.D. 쉬불라 등 여섯 명의 젊은 인재들이 1981년 창업한 회사이다. 당시 무르티 회장이 아내에게서 빌린 단돈 250달러를 설립자본금으로 창업한 작은 회사는 현재 연 매출 5조원, 자산가치 50조, 세계 50여 개 지사 및 자회사를 거느리고, 고용된 임직원 수만도 12만7천명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최초의 인도 기업으로 연말 사내 우수사원 시상식 때는 인도 수상까지 참석하는 인도가 사랑하는 최고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는 창립 멤버 중 한명인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Kris Gopalakrishnan)회장이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우선, 인포시스의 IT교육을 살펴보기 전에 인도의 IT기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인도의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는 컴퓨터의 기본구조, 기초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밍 로직 등의 과정이 있다. 어릴 때부터 IT기술에 대한 친근함과 밀접함을 갖게 되고 중학교에서는 LOGO, C++ 등 프로그래밍과 문제해결 능력 등 IT기술에 필요한 필수교육들까지 배울 수 있다. 고등학교에 와서는 컴퓨터 과정 중 난이도가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 JAVA 등을 이미 습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도 IIT라는 국제적인 IT공과대학교는 뛰어난 학습능력과 지적 능력을 갖춘 인재들에게 IT기술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하고 있다. 인상 깊은 것은 IT의 기반이 되는 수학, 통계 등의 과목을 심도 있게 가르친다는 점이다. 이렇듯 IT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학습분위기가 인도가 IT기술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인포시스 같은 IT기업들이 해당 기술이 필요한 기술분야에 대한 커리큘럼을 공유, 지원 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 IT기업들에게 우리나라 IT기업들이 갖는 고민(대학교 교육과정과 실무에서 요구되는 교육과정의 차이)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효율성 돋보이는 교육체계 '강점'

인포시스의 IT 교육의 강점은 첫 번째 이 회사의 전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포시스는 내부 임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박사급 300명을 포함, 약 360~500여명의 교육 담당자를 정식으로 채용했다.

각 교육과정별로 과정개발, 집필, 교재 버전관리, 강의 및 출판까지 담당하는 과정책임제도를 두어 교육 전달의 효율성을 증대시켰다. 해당 교육 후 온라인 시험 및 인포시스 자격증(사내 자격증)을 임직원의 인사평가 및 승진 시 반영하는 등 엄격한 인사 정책을 마련해 놓았다. 또 하나 살펴볼 것은 신기술과 관련된 리서치 조직인데, 전국 9개 개발센터의 교육담당들이 신기술 교육에 대한 고객의 요청을 즉시 보고 받아 수집한 뒤 교육과정으로 개발하여 임직원들을 교육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외국 기업들이 참관하는 글로벌 교육 센터를 들 수 있다. 약 40만평 규모에서 1만3천500명 동시 교육이 가능하고, 7천750개의 사무실과 강의실 84개, 숙소 2천350개가 있으며 사이버 카페, 대형도서관, 테니스, 스쿼시 코트, 수영장, 볼링장, 명상센터 외 1천300명이 한번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대형 극장 3개가 있는 멀티플렉스 등이 있다. 이러한 규모 때문에 방문자 대부분이 놀라곤 한다.

실제 신입사원 교육과 고객사를 위한 교육, 인도 내 대학생들 및 8학년(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들을 위한 다양한 리더십 교육과 소프트스킬이 실시되고 있는데, 이 연수원은 인포시스의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고객사와 외부 기업들의 참관을 적극 지원하여 인포시스를 홍보함으로써 인포시스의 매출 및 신뢰도 상승에 충실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교육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부러워할 만 하다. 두 번째는 잘 짜인 교육체계다. 인포시스의 교육시스템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캠퍼스 커넥트 프로그램(Campus Connect Program)'으로 불리는 산학 프로그램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초 프로그램(Foundation Program)이라는 신입사원 프로그램이며 ▲나머지 하나는 컨티뉴어스 에듀케이션&CoE 프로그램(Continuous Education and CoE Program)으로 임직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산학 프로그램인 캠퍼스 커넥트 프로그램은 인도를 포함한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의 500여개 대학에 IT 커리큘럼을 공유·지원하고 있다. 인포시스 입사 시 해당 과정에 대한 시험 면제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9개의 인포시스 개발센터를 통해 매년 우리나라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학생 3천100명에게 약 10일과정의 IT교육 실시하고 있다. 초중고교에 PC를 제공하고 주말 교육장을 오픈해 매년 10만 명의 학생들에게 견학 기회를 준다.

신입사원을 위한 기초 프로그램은 문제해결,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래밍 등을 가르치는 Basic단계, DBMS심화, 알고리즘 설계 및 분석 등 중급(Intermediate) 단계, 어플리케이션 개발, 고급 프로그래밍, 프로젝트 사례 등을 배우는 Technology Specific 단계 등 총 3단계로 되어 있다. 이를 통해 총 30개 과제, 40개 시험을 거쳐 매년 2만~2만5천명의 신입사원 중 약 80%를 선발해 현업에 배치한다.

기존 임직원들을 위해서는 컨티뉴어스 에듀케이션&CoE 프로그램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3개월 단위로 참여 가능한 정규교육(Self Study, PDF교재)과 프로젝트 발생시 수시로 참여할 수 있는 비정규(집합, 세미나)교육으로 진행된다. 끝으로 효율성을 최대한 고려한 교육 운영도 강점이다. 인포시스 임직원 교육의 80%는 PDF형태의 교육교재를 다운로드 받아 독학하도록 되어있다. 전세계에 흩어져 일하는 임직원들의 교육을 위해 교육수요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 차원에서 인도 내 9개 개발센터를 통해 각 과정별로 책임을 맡고 있는 교육담당자들이 요청을 받는다. 2주 내에 과정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각 과정별로 블로거를 개설하여 교육내용을 업데이트하고 교육내용에 대한 문의에 24시간 내로 답하고 있다.

교육기간 동안 8명씩 한 조로 구성된 휴먼 랩을 개설토록 지원하여 학습효과를 향상시키고 있다. 교육 과정 이수 후 반드시 온라인 테스트를 진행하여 명확한 수준을 평가한다.

특히 온라인 테스트로 끝내지 않고 사내 자격증 제도를 운영한다. 2010년 7만5천명이 자격증을 획득했으며, 22만개의 증명서가 발행되어 교육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외부 고객사의 IT개발 임직원에게도 인포시스 인증서를 발행하여 IT기술에 대해 홍보하고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효율적인 온라인 테스트 및 인증서 발행을 위해 프로메트릭 센터라는 외부기관과 운영위탁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객관성도 확보하였다. 시스템 운영측면에서는 LMS, Virtual Class, 블로거 등 다양한 운영시스템을 도입해 제공하고 있다.

이제까지 살펴 본 것처럼 인포시스 성장의 강점은 저임금 구조를 바탕으로 한 'Do it Cheaper'개념보다는, 직원 개개인을 소중히 생각하고 잘 가르쳐서 제대로 활용하고 성장시키는 것에 있다.

이번 인포시스 방문을 통해 우리 IT기업들이 배워야 할 점을 생각해 봤다.

첫째, 산학 협력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IT기업들이 펀드를 만들어 대학교의 IT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체계 및 지원을 강화한다면 보다 좋은 인재들이 많이 배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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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IT기술뿐 아니라 IT기술 역량을 배가할 수 있는 기초적인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협상력 등과 관련해 좀 더 많은 교육투자를 해야겠다.

마지막으로는 교육 이수 후 평가 및 사후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