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일반입력 :2011/04/11 18:30    수정: 2011/04/12 08:33

정현정 기자

‘콸콸콸’로 대변되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데이터 폭증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존폐 기로에 몰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11일 열린 ‘이동통신 주파수 정책 토론회’에서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전문가들은 데이터 폭증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가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전문가그룹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데이터 트래픽은 47,913TB로 8.7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최소 240MHz, 20년까지는 390MHz 폭의 주파수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AT&T가 지난해 6월 무제한 요금제 폐지를 결정하는 등 해외 이동통신사들 역시 트래픽 급증에 따른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스타트를 끊은 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에 동참했던 후발 사업자들도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윤명호 KT 상무는 “KT는 셀 분할이나 우회망 확충 등으로 데이터 폭증에 대응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난해 9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트래픽 수용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면서 “SK텔레콤이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시행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김형곤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이 우월적 주파수 보유에 따른 지배력을 행사해 이용자들에게 많은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경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쫓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도 “트래픽 부족현상에 주범은 무제한 요금제”라면서 “이는 불균형하게 SK텔레콤에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 생긴 일”이라고 힘을 보탰다.

김상택 이화여대 교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300~500MHz 주파수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무제한 요금제의 문제가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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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김정삼 주파수정책과장은 아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삼 과장은 “무제한 요금제를 재고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소비자 행태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주파수 추가 할당과 기술 발전에 따라 제공 용량이 늘어나게 되면 소비자 사용량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