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방사능도 걸러주는 명품 청소기 '납시오'

일반입력 :2011/04/11 13:50    수정: 2011/04/13 13:49

봉성창 기자

요즘 방사능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우려가 높다. 일본 원전사고로 인해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혹시 우리 인체에 해를 미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정부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인체에 해를 미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안심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헤파필터가 부착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에 살펴볼 일렉트로룩스의 진공청소기 '울트라원' 역시 이러한 제품 중 하나다.

방사능과 헤파필터의 관계는 그 유래를 살펴보면 상당히 밀접함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애당초 헤파필터라는 것이 방사능 물질을 거르기 위해 1940년대 미국 원자력 위원회에서 개발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의 앞자를 딴 헤파(HEPA) 필터는 공기중의 0.3 미크론 이상의 미립자를 99.97% 이상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일렉트로룩스의 '울트라원'은 방사능이 포함된 먼지는 물론 봄철 극성을 부리는 황사까지 깨끗하게 걸러주는 헤파필터 채용으로 창문을 열지 않고도 청소가 가능할 정도로 먼지가 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잘 빠진 자동차를 닮은 외관

'울트라원'의 외관은 마치 자동차를 연상하게 만든다. 바퀴와 핸들이 달려있고 끌고 다녀야된다는 점에서 애당초 진공청소기는 자동차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전체적으로 청소를 하는 느낌은 상당히 부드럽다. 바치 고가의 캐리어 가방을 끌 때문의 느낌이다. 핸들에도 고무그립을 달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고 흡입이 이뤄지는 청소부에도 작은 바퀴가 달려 보다 수월하게 미끌어지는 느낌이다.

연장관도 꽤나 길게 늘어난다. 애당초 키가 큰 서구인들에게 맞춰져서 그런 까닭이다. 농구선수가 아닌 다음에야 여간해서는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될 정도다.

청소 바닥 상태에 따라 흡입구의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기능도 매우 편리하다. 특히 카펫 바닥과 일반 마루 바닥은 버튼을 발로 꾹 눌러주면 간단하게 바뀐다. 작은 아이디어지만 실제 청소 시에 매우 편리한 부분이다.

이밖에도 고가 제품 답게 다양한 부가 기능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청소를 매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헤파 필터로 미세먼지를 '한번 더'

진공청소기의 기본 매커니즘은 흡기와 배기의 과정에서 먼지를 비롯한 쓰레기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흡기는 강력해야 하고 배기는 정숙해야 좋은 진공청소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대부분 청소물은 먼지봉투에 담기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먼지는 배기되는 과정에서 다시 공기 중에 방출된다. 창문을 열지 않고 진공청소기를 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울트라원'은 배기 과정에서 헤파필터로 먼지를 한번 더 걸러준다. 때문에 창문을 열지 않고도 청소가 가능할 정도로 먼지 날림이 적다. 특히 이러한 헤파필터가 방사능 먼지를 걸러준다는 점에서 보다 안심이 된다.

다만 헤파필터의 장착 여부는 '울트라원'의 한 가지 특징이지만 독창적인 강점은 아니다. 이미 국내 대부분 업체들의 10~20만원대 최신 진공청소기 제품 역시 '울트라원'과 동일한 H13 헤파필터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트라원'은 먼지봉투를 채용한 진공청소기다. 먼지봉투의 사용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물론 별도의 먼지 봉투가 있으면 청소물을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제품을 오래 쓰더라도 일정한 흡입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먼지봉투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것 자체가 번거로운 데다가 유지비도 적지 않게 든다. 요즘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국내 가전업체들이 먼지봉투 없는 제품들이 잘 팔리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업체가 아닌 외산 업체의 먼지 봉투를 구입하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울트라원'의 먼지 봉투는 종이가 아닌 부직포로 매우 튼튼해 찢어질 염려가 없다. 게다가 용량도 5리터로 매우 넉넉하다. 특유의 강력한 흡입력으로 인해 먼지봉투가 꽉 차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또한 센서를 통해 먼지봉투나 필터 교체 시점을 알려주는 점도 스마트한 부분이다.

■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파워…유지 비용이 관건

진공청소기의 가장 중요한 청소 성능은 어떨까. 우선 리뷰를 위해 사무실에서 제품을 켰을 때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평소 듣던 진공청소기의 소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혹자는 필터가 막힌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만큼 '울트라원'에서는 마치 제트기 엔진이 처음 돌아갈 때의 낮고 깔리는 거부감 없는 소리를 낸다. 전체적인 소음의 크기도 핸디 청소기 수준에 불과했다.

'울트라원'의 낮은 구동소리와 달리 흡입력은 매우 강력한 편이다. 보통 국내 진공청소기의 소모전력은 1천와트 전후고 흡입률은 500와트 수준이다. 그러나 '울트라원'은 최대 출력이 2천와트에 달한다. 그만큼 강력하지만 소모 전력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바닥에 일부러 커피나 알갱이가 큰 모래를 비롯해 화초 부스러기 등을 쏟아서 실험해 본 결과 한 번의 청소 동작 만으로 대부분 흡입이 될 정도로 '울트라원'의 흡입력은 차고도 남음이 있었다.

강력한 흡입력과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사용이 편리한 인체공학적 설계는 '울트라원'이 가진 최대 강점이다. 가사노동 중 청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더욱 구매를 자극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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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비용이다. 유럽 최대 가전업체의 외산 제품답게 50만원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고급스럽다 못해 럭셔리 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먼지봉투는 4개들이 1팩에 1만원이 넘어 부담으로 다가온다. 강력한 흡입력을 내기 위한 전기 소모도 만만치 않다.

그런 점에서 '울트라원'은 비록 가격도 비싸고 기름은 더 먹지만 안정감 있는 주행력과 강력한 파워, 거기에 정숙성까지 갖춘 고급 세단을 닮았다. 이러한 고급 세단이 고속도로에서의 장거리 주행에서 빛을 발하듯, 집이 넓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주 청소를 해야 한다면 '울트라원'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