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수요 폭증에 대응책 중 하나로 TV유휴대역(화이트 스페이스) 활용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향후 가용 주파수 대역 활용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존 주파수 사용권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보호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한국정보화진흥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TV유휴대역 이용정책 세미나’는 국내에서 화이트 스페이스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첫 자리로 관련 기관과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화이트 스페이스란 TV 방송대역(채널 2~51번) 중 지역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비어있는 대역으로 1GHz 이상 고주파 대역에 비해 주파수 특성이 좋은 장점을 가진다.
이원철 숭실대학교 교수는 “화이트스페이스는 ‘블루다이아몬드’에 비유될 정도로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많은 산업·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TV유휴대역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들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주파수 공유 가능성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 9월 ‘슈퍼 와이파이’ 용도로 TV 유휴대역 사용을 공식적으로 허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까지 종합적인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험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계획으로 이미 슈퍼 와이파이·공공안전·지역정보제공서비스 등 서비스 활용 로드맵도 제시한 상태다.
특히, 대부분의 주파수 대역이 면허 기반인데 비해 화이트 스페이스는 인터넷 등록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비면허적인 성격을 일부 가지고 있어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 주파수를 활용한 서비스를 계획하는 관련 기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공안전 서비스 제공에 활용될 경우 관광·안전·교통·생활정보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전파 투과가 잘 되는 저대역 특성을 활용해 소방·응급의료·테러 진압용 영상전송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가용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주파수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1차 사업자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김칠성 KBS 송신시설부장은 “화이트 스페이스 활용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고 방송사에서 이를 막을 수도 없다”면서도 “현재 방송서비스를 하고 있는 1차 사용자와 미래의 방송망 계획에 저해되지 않는 차원에서 활용방안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규 SBS 방송지원본부 부장은 “현재 지상파 방송은 1세대 디지털 전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향후 계속해서 2~3세대 전환이 일어날 텐데 다음 세대 방송을 위한 유휴대역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방송용 주파수는 국민들을 위한 근린공원이나 마찬가지인데 다른 서비스 때문에 훼손되면 회복되기 어렵다”고 주파수 회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기존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는 한편, 기존에 주파수를 사용권을 가진 1차 사업자들에 대한 보호 방안 마련을 강구 중이다.
홍현진 ETRI 전파기술연구부 팀장은 “현재 주파수를 활용하는 디지털TV·지상파DMB·케이블TV·무선마이크 등을 보호대상 서비스로 정했다”면서 “서비스 보호를 위해 이격거리 등을 규정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무부처인 방통위 차원에서도 급증하는 주파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용 주파수 대역을 찾아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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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삼 방통위 주파수정책과장은 “화이트 스페이스가 개방되면 다른 주파수 대역의 가용 대역 활용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향후 가용 주파수 대역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는 시범사업과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예산 확보 등 화이트 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재 권리를 갖고 있는 방송사 차원에서 많은 협조를 해줘야 시장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