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말레이시아)=정윤희 기자]“가상화는 클라우드로 가는 첫 단계인 동시에, 현재의 네트워크 모델을 파괴하고 와해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보다 민첩성입니다. 자칫하면 도태될 수 있습니다.”
존 맥휴 브로케이드 부사장(CMO)는 6일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넷이벤츠 APAC 2011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의 출현은 기존 IT생태계를 뒤바꾸고 있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SW, 유통, 비즈니스 모델까지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것. ‘민첩성’이 덕목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민첩성은 변화를 기회로 바꾸지 못한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존 맥휴 부사장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을 잃게 된다”며 “이제 IT전문가들은 ‘기술(technology)’보다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에 집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적 부분이 아닌, 심리적 저항이다. 맥휴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아주 큰 전환기를 넘어섰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넘어서야할 산외에도 클라우드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을 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인프라 운영을 효율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목적으로 도입된다. IT관리자가 이전보다 줄어도 전보다 더 뛰어난 IT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자연히 담당자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맥휴 부사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 과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는 클라우드가 서버 가상화, 분산형 서버 가상화, 개인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순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는 서버 가상화에서 분산형 서버 가상화 중간쯤이다.
그는 클라우드 진화 과정에서 해결할 점이 쌓였다고 강조했다. 보안, 정부 규제 등이 클라우드 확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성과 연관되는 문제들이 향후 5년 이상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전 세계 기업 중에서 가상화를 채택하지 않은 기업은 없습니다. 고객은 어떤 앱을, 어떤 디바이스에서 돌릴 것이냐를 선택할 수 있죠. 이렇듯 혁신은 빨리 일어나고 있지만, 복잡성 문제나 보안을 해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진정한 클라우드 환경이 구축되는 것은 2020년경으로 봅니다.”
네트워크업체 관계자답게 맥휴 부사장은 패브릭도 언급했다. 최근 알카텔루슨트까지 패브릭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네트워크 스위치는 패브릭이 대세를 이룬다.
맥휴 부사장은 “현재 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패브릭 스위치를 내놓은 곳이 브로케이드”라며 “향후 패브릭에 집중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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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브릭은 코어-애그리게이션-액세스로 이어지는 스위치 계층을 하나로 묶고 다양한 서버, 스토리지 인프라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가상화 서버가 물리적인 서버를 이동해도 네트워크 구조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패브릭은 운용 애플리케이션을 서버 내부뿐 아니라 다른 서버로도 이동 가능하다.
맥휴 부사장은 “클라우드와 가상화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네트워크도 패브릭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