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에이서, 애플…외산 노트북 최강은?

일반입력 :2011/04/03 13:06    수정: 2011/04/03 13:42

남혜현 기자

30% 시장을 잡아라

올해 하반기 외산 노트북 제조업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 쟁탈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TV 광고, 제품 라인업 확충, 총판을 비롯한 유통 채널 정비 등 하반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외산 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1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외산 브랜드들의 경쟁 심화는 ▲브랜드 선호도와 판매량 간극 ▲연초 인텔 샌디브릿지 오류 이슈에 따른 상위권 업체의 판매 부진 ▲하반기 경쟁 업체 증가 ▲태블릿 약진에 대한 노트북 업체들의 경계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선 외산 브랜드들이 5% 점유율을 넘어서면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최근 가격경쟁력이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외산 브랜드들이 마케팅이나 제품 라인업 확충 등에 나서면서 5% 벽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외산업체들 '틈새시장' 노린다

지난해 연말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국산 제조업체들의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약 70% 정도다. 압도적인 점유율이지만, 시장조사업체에서는 이같은 상황도 '선호도와 점유율 불일치'로 평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서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해보면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다면서도 그러나 실제로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군을 모두 만들어 낼 수는 없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외산 브랜드들이 선전할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별 외산 업체들은 저마다 특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크게 나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대만 업체들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는 북미·일본 업체 등이다.

하반기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대만 업체들이다. 삼성과 LG가 주력 제품을 프리미엄급으로 옮기고 있는 와중에, 아수스와 MSI 등이 넷북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하며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다크호스는 에이서다. 에이서는 이달 중 국내 지사역할을 하는 사무실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초에는 데스크톱과 모니터 등 국내 판매 품목도 늘렸다. 지난해까지 넷북 중심의 노트북만 취급한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다만 대만업체의 경우 제품사후관리(AS), 유통 채널 부족 등이 시장 점유율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 에이서 관계자는 제품별로 방문이나 택배 서비스를 활용해 AS 정책에 신경 쓰고 있다며 올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준비는 마쳤기 때문에, 외산 업체 중 판매율 1위에 도전한다는 것이 기본 정책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으로는 '신흥 애플'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 발매 이후 국내서도 친근한 브랜드로 인식되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 중이다. '어렵다'라고 인식됐던 매킨토시 컴퓨터도 판매량을 높여가는 중이다. 특히 맥북에어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발매되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이 전년대비 1천% 가까이 더 판매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업체인 델코리아도 최근들어 총판과 연계를 강화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려가는 전략을 구사 중이라 주목된다.

■'1위 HP', 시장 수성 전략은?

타 외산 업체들이 '틈새시장'을 전략으로 내세운다면, 1위 HP는 '수성'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 HP사업부로 시작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시장서 기반을 닦아 왔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다만 한국HP의 경우 연초 샌디브릿지 이슈로 이렇다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해 신학기 최대 성수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 가격을 앞세운 대만 업체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론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HP는 이와 관련 가수 박진영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HP 관계자는 박진영 씨를 홍보모델로 선정한 이후 최고가 브랜드인 '엔비'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올랐다면서 HP의 프리미엄 노트북 이미지를 강화하는 마케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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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만업체들의 추격과 관련해서 이 관계자는 HP가 외산 브랜드 중에서는 인프라 구축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고, 전연령대에 걸쳐 가장 높은 인지도를 구축해 왔다며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많이 판다고 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서비스 기대 수준은 전세계서 가장 높다면서 한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그만큼 인프라에 투자하는 업체만이 향후 성공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