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편광필름패턴방식(이하 FPR) 3D TV가 '풀HD' 해상도를 구현하는지를 두고 삼성전자와 연일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덩달아 쟁점이 된 풀HD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풀HD의 기술적 정의를 보면 가로 1920개, 세로 1080개의 점(픽셀)으로 이뤄진 프로그래시브 방식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가령 풀HD급 해상도인 1920x1080은 총 2,073,600개의 점으로 이뤄진 화면이다. 점이 많을 수록 화상을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같은 해상도라도 화면이 작아질수록 이러한 점의 간격은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 때문에 보통 22인치 이상 모니터부터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풀HD는 다른 용어로 1080p라고 하기도 한다. 여기서 1080은 세로줄을 의미한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뒤에 붙은 'p'다. p는 프로그래시브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순차주사 방식이라고 한다.
이보다 한 등급 아래 해상도로는 1080i가 있다. 1080i의 i는 인터레이스드 약자로 비월주사 방식을 의미한다.
즉, 풀HD라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세로가 1천 80줄을 가진 프로그래시브 방식 해상도를 가져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쟁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1080p보다는 차라리 2160i로 봐야
LG의 FPR 방식 3D 제품은 확실히 세로 1천 80줄의 주사선을 가지고 있다. FPR 패널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선보인 테스트를 통해 이를 확실히 증명했다. 3D 안경을 쓴 상황에서 한 줄 씩 화면을 내려 세어준 것이다. 즉 풀HD를 의미하는 '1080p'라는 단어 중 '1080'에는 일단 부합하는 셈이다.
FPR 방식은 1천 80줄을 홀짝으로 540줄로 나눠 각각 다른 눈에 보여준다. 권영수 LGD 사장은 양쪽 눈에 들어온 각각 540줄의 영상 신호가 머릿속에서 합쳐져 1080줄을 갖춘 풀HD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홀수줄과 짝수줄을 공간 분할해서 화면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이를 프로그래시브, 즉 'p'로 볼수 있는 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가령 범용적인 인터레이스드 해상도인 1080i는 540개의 주사선으로 1080줄의 영상을 짝수줄과 홀수줄로 1초에 30번씩(60hz 기준)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 일종의 공간 분할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적은 주사선으로도 2배의 해상도를 구현해 내는 것. 과거 브라운관 TV에서는 데이터 용량 등을 이유로 대부분 이러한 인터레이스드 방식을 채택했다.
FPR 방식 역시 홀수줄과 짝수줄로 나뉘어 3D 영상을 표현한다. 디스플레이 자체에서는 동시에 홀수와 짝수줄이 표시되는 '프로그래시브'지만 사람의 눈은 이를 각각 '인터레이스드'로 인식하는 셈이다.
1080 주사선을 가진 FPR 3D가 프로그래시브라기 보다는 2160 해상도로 인터레이스드 방식 3D로 보는 편이 적당하다는 기술적 견해가 나오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이러한 주장대로라면 결국 2160i 해상도를 과연 풀HD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이와 관련해 엄태평 리얼스코프 사장은 제품을 좀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표현 자체는 풀HD라기 보다는 일종의 확장 해상도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화질에 대해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720p와 1080i 해상도 중 어느 것이 화질이 더욱 뛰어난지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듯이 이러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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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풀HD라는 표현 자체는 1080 해상도의 프로그래시브 방식이어야 하지만 FPR이 셔터글라스(SG) 방식 1080p 영상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해당 관계자는 FPR이 풀HD냐 아니냐 논란은 지극히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화질 역시 미세한 차이로 인해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