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2가 2천만대 이상 팔리면 삼성·LG에 4조원 이상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LG가 애플에 부품을 공급, 경쟁과 협력을 동시 진행함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구체적 금액 이동 현황은 흥미롭다.
시장조사기관 ‘트레피스’가 지난 25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아이패드2의 인기몰이로 한국 제조사들은 막대한 수익이 예상된다.
■LGD 최대 수혜…아이패드2 효과 2조7천억?
애플이 올해 아이패드2를 2천만대 이상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삼성과 LG 앞으로 41억달러(약 4조5천674억원)이 떨어진다.
가장 큰 수혜자는 LG디스플레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 유력 후보인 팀 쿡이 공장을 종종 방문하는 등 애플과 관계가 돈독하다. 트레피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2 개당 127달러 상당의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관련 부품을 납품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으로 아이패드2 2천만대 판매는 LG디스플레이의 25억달러(약 2조7천855억원) 수익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레시메모리-D램(66달러), A5 프로세서(14달러), LCD 관련부품(1달러) 등을 합쳐 아이패드2 개당 81달러치의 부품을 납품한다. 16억달러(약 1조7천827억원) 수익이 예상된다.
물론, 이 같은 예상치는 애플이 협력사를 바꾸지 않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진영이 지진으로 인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삼성·LG의 부품 공급량은 적어도 줄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LG 우리 태블릿은 어쩌나...
그렇다고 삼성·LG가 아이패드2의 인기행진에 즐거워하기만은 힘든 상황이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태블릿은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패드2를 전작과 동일한 429달러~729.99달러로 싸게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는 차기 태블릿 갤럭시탭(8.9인치, 10.1)인치의 가격조차 정하지 못했다.
IDC와 JP모건 등 시장조사업체들도 애플 아이패드2의 올해 태블릿 시장 점유율을 70%로 보면서 ‘나머지’는 고전할 것이라고 앞 다퉈 분석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아시아 기술기기 조사부문 책임자인 커크 양은 “아이패드가 올해 약 70% 점유율로 시장을 이끌 것을 확신한다”며 “(태블릿을 파는) 부품업체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균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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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아이패드 이외 태블릿을 놓고 “모조품” “안 팔릴 것”이라는 독설을 쏟아내도 삼성·LG가 대응하지 않는 것도 이 같이 애매한 관계 때문이다. 갑을 관계에서 애플이 주도권을 잡은 갑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서 “애플은 지난해 기준 우리의 제 1 거래선”이라며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주주들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