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온라인 정극민 팀장, '성과보다 재미 먼저'

일반입력 :2011/03/11 10:38    수정: 2011/03/11 10:46

김동현

온라인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자들에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얼마나 이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지 여부다. 특히 관련 게임이 이미 여러 차례 게임화 됐거나 원작 게임의 수명이 아직 유지 중이라면 이 문제는 더욱 큰 고민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인기 게임 ‘워크래프트3’의 Mod로 지금까지 아마추어 리그부터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거치고 있는 ‘카오스’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지금까지도 이용자들의 손을 거쳐 계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오고 있고, 아직도 혈기 왕성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런 ‘카오스’의 특성과 재미를 바탕으로 개발되는 게임이 있다. 바로 중견 개발사 네오액트에서 개발 중인 ‘카오스 온라인’이 그것이다. 국내에서는 ‘카오스2’로 먼저 이름을 알렸으며, 지금은 좀 더 대중적인 이름인 ‘카오스 온라인’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출시 일만 기다리고 있다.

“저도 카오스를 한지는 한 약 7년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요. 아직도 매번 새로운 재미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용자들이 만드는 Mod 게임이 이렇게 오래 장수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요?(웃음)”

꽃샘추위가 온 날 네오액트 본사에서 ‘카오스 온라인’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정극민 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태여서 그런지 다소 피곤한 기색이 느껴졌지만 게임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마 ‘카오스 온라인’이 신규 게임이었다면 좀 더 대중성을 추구했을 겁니다. 하지만 카오스는 정말 다르다고 느꼈죠. 워낙 마니아들도 많고 게임의 재미 여부에 대해 딱 부러지는 성향이 있어서 쉽게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카오스 온라인’의 개발만 벌써 5년이 되어간다는 정 팀장은 수많은 마니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개발팀에는 ‘카오스’ Mod로 유명한 초고수와 하늘섬 등의 개발자가 대거 포진돼 있다. 그만큼 원작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이 게임을 만들면서 고민한 부분은 ‘어떻게 마니아들을 만족 시킬까?’였습니다. 우선 그들이 납득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 대중의 마음도 움직일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죠. 마니아들이 만족하고 즐긴 게임성이 완성되면 당연히 대중을 겨냥한 편의성 요소나 추가 요소가 들어가겠죠”

정 팀장은 이 같은 과정을 온라인 게임 내 다양한 툴을 도입해 파악하고 있다. 이 툴은 ‘카오스 온라인’ 내에서 이용자들의 움직임이나 실시간 획득 경험치, 게임 머니, 그리고 스킬이나 진영 상황 등 여러 가지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정말 세밀한 부분까지 검토하고 수정하는 것이다.

“밸런스 걱정을 가장 많이 하시는데, 저희 쪽에서는 이중, 삼중으로 관련 문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익이 없으면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당연히 유료 아이템이 들어가겠지만 이 아이템들이 밸런스를 헤치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원작이 패키지 게임이다 보니 사실 유료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정 팀장을 말했다.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의 재미와 밸런스, 그리고 이용자들이 억울해서 ‘카오스’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는 것. 개발팀도 이 부분을 가장 크게 염두하고 있다.

“비슷한 게임들이 성과를 내거나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 더욱 고집스럽게 저희 게임에 대한 수준 향상을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재미를 갖췄다고 ‘카오스’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저희는 정말 ‘카오스 온라인’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도록 할 겁니다”

정 팀장은 ‘카오스 온라인’의 최종 목표에 대해 ‘월드 클래스 게임’이라고 답변했다. 수준도 수준이지만 어느 지역에 출시해도 ‘재미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것. 이런 고집 덕분에 ‘카오스 온라인’의 수준은 기대 이상이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게임을 해본 이용자들의 평가도 높다.

“벌써 내부에는 e스포츠 방송팀이 구성돼 있습니다. 기존 ‘카오스’가 이런 부분에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잖아요. 우리는 관련 리그 활성화 및 보는 재미를 추구하는 팬 분들에게 확실하게 어필할 겁니다. e스포츠 관련 개발도 당장 공개할 수 없지만 충분히 기대해도 좋습니다”

‘카오스 온라인’의 일정은 이렇다. 3월말 VIP를 대상으로 한 공개 테스트를 시작으로 결과에 따라 4~5월 경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개 서비스로 전환, 그리고 상용화까지 단숨에 달릴 예정이다. 정 팀장은 이 시기 사이에도 몇 차례 프로모션 리그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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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수익을 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만들었다면 아마 그전에 출시했을 것 같은데요.(웃음) 현재 저희는 ‘카오스’ 이용자들이 훨씬 만족할 수 있는 게임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곳에서 원작 못지않은 재미와 다양한 편의성을 느낀다면 이 오랜 개발 기간이 헛된 것이 아니라고 느낄 것 같습니다”

마니아들을 위한 재미 추구에 밤낮을 까먹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몰입하고 있다는 정 팀장은 이용자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가 지금 가장 크다고 말했다. 출시 후 마니아들은 물론 모두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게임이 나올지 두 눈 크게 뜨고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