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왜 슈퍼스타K3에 안달일까?

일반입력 :2011/03/01 10:00    수정: 2011/03/01 19:30

정윤희 기자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기가 뜨겁다. 케이블 채널의 ‘슈퍼스타K2’로 촉발된 ‘슈스케’ 열기가 지상파로 넘어와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MBC, SBS에 이어 KBS까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든 가운데, ‘원조’ 슈스케가 새 시즌을 예고했다.

포털들도 오디션 프로그램 열기에 한 몫 거들고 나섰다. 구글 유튜브는 MBC ‘위대한 탄생’과 손을 잡았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통해 SBS ‘기적의 오디션’ 참가 접수를 받았다. 다음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슈스케2’에 협찬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네이버, 다음, 네이트 할 것 없이 너도 나도 앞 다퉈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휴나 협찬, 간접광고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슈스케3’가 오는 10일 1차 예선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하는 만큼, ‘슈스케3’에 대한 포털들의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다. 1일 CJ E&M(구 엠넷)에 따르면 현재 구글을 제외한 대부분의 포털이 ‘슈스케3’에 제휴나 협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엠넷 관계자는 “현재 슈스케3에 제휴나 협찬을 제의한 회사들을 검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슈스케2가 큰 인기몰이를 한 이후라 예년과 다르게 리스트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주요 포털 대부분이 제휴-협찬 리스트에 있다”고 덧붙였다.

■포털,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이유는?

업계에서는 이렇듯 포털사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 트래픽과 검색점유율 상승 등을 꼽았다. 시청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관심이 있는 참가자나 노래가 나오면, 그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포털사이트 검색하기 때문이다.

포털 입장에서는 보다 풍부한 검색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함과 동시에,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검색 점유율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실제로 지난해 ‘슈스케2’가 방송되는 금요일 밤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가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인물들이나 그들이 부른 노래로 채워졌다. ‘존박’, ‘허각’, ‘장재인’, ‘강승윤’ 등은 ‘슈스케2’ 방영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포털사이트들이 발표한 화제의 키워드 역시 마찬가지다. ‘슈스케2’와 관련된 키워드가 화제의 키워드 상위에 대거 포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포털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 제휴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포털사들은 비단 ‘슈스케3’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과 협의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컴즈는 ‘슈스케3’외에도 MBC ‘신입사원’과도 이야기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지상파 간접광고가 허용되면서 포털들에 예능 프로그램 외에도 미인대회, 국제 스포츠 대회 등의 간접광고 제안이 많이 들어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2의 ‘유튜브-위탄’ 노린다

현재 포털과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호평받고 있는 것은 유튜브와 MBC ‘위대한 탄생’이다.

‘위대한 탄생’은 참가자 신청을 전 세계 곳곳에서 UCC 형태로 유튜브를 통해 받았다. 온라인으로 글로벌 오디션 콘테스트를 치른 셈. 이를 통해 직접 현지 오디션을 치를 수 없는 곳에서도 참가자들이 접수를 할 수 있게 했다. 글로벌 참가자의 우승 확률은 차치하고서라도, 멀리 떨어진 국가에서도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평이다.

실제로 남미, 북유럽,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참가 신청이 접수됐다. ‘위대한 탄생’ 방영 중 금발의 외국인들이 한국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은 지난달 22일 열린 유튜브 국내 상륙 3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유튜브를 통해 칠레, 브라질, 캐나다, 핀란드 등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위대한 탄생’에 참가 신청을 했다”며 “이제 전 세계 이용자들은 한국 문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능동적으로 배우고, 즐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MBC에서 현실적으로 전 세계 오디션을 진행할 수 없으니 유튜브와 함께 진행하자는 제안이 왔다”며 “지상파 방송이 온라인 매체와 손잡고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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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은 현재 ‘슈스케3’의 제휴사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케이블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제휴 건 같은 경우 업체 간 비딩(경매의 가격제시)이 붙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나,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엠넷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엠넷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방영도 한참 남았고, 확실하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