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무료통화(m-VoIP)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전성시대다. 스카이프, 바이버 등 외산 서비스에 이어 국산 앱 수다폰, 올리브폰 등 다양한 앱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각축 중이다.
최근에는 메신저 앱도 한몫하고 나섰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4일 ‘마이피플’에 무료통화 도입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마이피플’은 그동안 ‘카카오톡’의 그늘에서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으나, 무료통화 도입 후 애플 앱스토어 무료차트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카카오톡’은 어떨까? ‘카카오톡’은 현재 7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1위 메신저 앱으로 만약 무료통화를 도입한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카카오톡’의 무료통화 도입에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통신사, 일반 이용자의 이목이 쏠렸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카오톡’의 대답은 ‘지금은 No’다. 개발 결정은 됐지만, 3G 망에서의 통화 품질이 확보되지 않는 이상 당장은 무료통화를 도입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m-VoIP, 현재로선 이용자 만족 어려워
‘카카오톡’은 무료통화를 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이용자 만족을 들었다. 기존 m-VoIP 기술로는 통화품질이 떨어져 무료통화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인터넷전화는 전화선이 아닌 인터넷망의 데이터 기반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와이파이(Wi-Fi)에서는 무료로, 3G 데이터 통신으로는 저렴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문제는 통화품질이다. 음성데이터 패킷을 이동통신사의 3G망에 실어서 전송을 하므로 잡음이나 끊김 현상이 심한편이다. 최근에는 무료통화 앱들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통화 품질을 개선 중이지만, 업로드 속도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일반전화와 비슷한 통화를 즐기려면 음성 패킷의 업로드 속도와 다운로드 속도가 같거나 비슷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일반적인 업로드 속도로 KT 64~80kbps, SKT 120~160kbps 정도를 할당했다. 다운로드 속도 2~3Mbps와 크게 차이나는 수치다.
여기에 실제 사용할 때의 가용트래픽은 80%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이용자가 제대로 된 통화를 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 또, 와이파이망에서 전화를 걸더라도 받는 사람이 3G인 경우처럼 통화 환경이 다른 경우에는 이 같은 끊김 현상이 더욱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무료통화 베타 서비스 중인 ‘마이피플’을 사용해본 결과, 통화 중 끊김 현상, 하울링 현상(울림현상), 딜레이 현상(음성 도착 지연) 등을 겪었다. 심지어 통화 환경이 같은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통화를 하며 실험을 했는데, 약 5~6초 후에 음성이 도착하기도 했다. 음성쪽지, 통화 사용 시간 표시 등의 기능은 편리했지만, 통화 품질에서는 개선 사항이 보였다. 애플 앱스토어 리뷰란에도 통화 품질 개선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글이 상당수 등록됐다.
때문에 섣불리 무료통화를 도입했다가 이용자 불만이 폭주하기 보다는, 느리더라도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는 것이 카카오의 생각이다.
박용후 카카오 이사는 “자체 파악 결과 무료통화 앱의 경우 이용자 만족도가 5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굳이 불완전한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첫 번째는 ‘고객’…“무료통화, 품질 안되면 안해”
‘카카오톡’은 출시 11개월 만에 700만 가입자를 돌파해 800만 가입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 하루에 주고받는 메시지 건수만도 1억건을 넘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더라도 1년에 1조원 이상의 문자메시지 요금을 줄여주는 셈이다.
고민거리였던 수익모델 문제도 해결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톡’에 KT 기프티쇼(모바일 상품 교환권)를 수익모델로 도입한 후 월간 매출 20억원(지난 11일자 기준)을 달성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향후 ‘카카오톡’은 다양한 기능 등을 추가하며 이용자 만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서버 확충, 안정성 강화 등 여러 가지 업데이트가 예정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요청이 있었던 블랙베리용 ‘카카오톡’ 개발도 정식 결정됐다. 여기에 음성을 녹음해 상대방에게 보내거나 지도 상의 장소를 공유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무료통화의 경우, 3G 데이터망에서 고객들이 불편 없이 통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출시를 연기했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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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후 이사는 “무료통화 기능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5대 기능 안에 들어간다”며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수준의 m-VoIP는 지금 당장이라도 붙일 수 있지만, 이용자 불만이 많은 것을 알면서도 도입하는 것은 경쟁을 위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 개발은 시작하지만 기술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거나 통화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면 당장에라도 중지할 것”이라며 ”향후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m-VoIP 도입은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