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2011]AMD, 옥동자 '퓨전' 믿는다

일반입력 :2011/02/16 09:59    수정: 2011/02/16 19:20

남혜현 기자

고무적이다. AMD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이렇게 호응이 좋은 것을 처음 봤다.

AMD코리아는 2011년 CPU와 GPU를 하나로 합친 통합칩(APU) '퓨전'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분기 메인스트림급 APU인 '브라조스'를, 2분기 성능이 강조된 '라노'를 출시해 저전력과 고성능을 모두 겨냥할 칩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온전하게 CPU와 GPU 기술을 모두 가진 유일한 회사라는 점도 앞세웠다. 4년 전 합병한 ATI를 지난해 완전히 AMD 브랜드 안에 흡수한 후 올해 첫 성과를 내놓는다는 기대감도 크다. 과연 성공할까라는 의문앞에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옥동자'가 퓨전이란 설명이다.

박용진 AMD코리아 대표는 숙원이었던 퓨전칩을 드디어 출시하게 됐다며 10대 글로벌 PC제조업체 중 9곳이 이미 퓨전을 채택하기로 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풀이했다.

무엇보다 경쟁사 대비 APU의 성능과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컴퓨터 시장이 점점 노트북으로 중심을 옮아가고 있고, 노트북에서 HD급 성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만큼 AMD에 주어지는 기회도 커질 것으로 박 대표는 내다봤다.

경쟁업체들이 모바일칩으로 상당한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선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주문한다. 덕 마이어 전 CEO가 모바일 시장 대책 미진에 대한 책임을 물고 사임한 만큼, 2분기에 새 CEO가 영입되면 무언가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본사에서도 모바일에 특화된 칩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계획이) 너무 장기화 되지 않도록 본사에서도 이슈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는 늦더라도, 5와트(W)전력 임베디드 칩 태블릿 시장에는 연내 뛰어들 계획도 밝혔다. AMD는 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퓨전 테크 데이'에서 퓨전칩 '온타리오'가 탑재된 에이서의 태블릿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통채널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올해 AMD코리아가 PC방이나 시스템통합(SI) 부문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래픽카드나 CPU같은 부품들의 시장 점유율이 신제품 출시 일정 등에 따라 등락을 오가는 만큼,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AMD 브랜드 강화라는 체질 다지기에 자원을 투자하겠다고도 덧붙였다.

AMD코리아는 이와 관련,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게임 '테라'와 코어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그래픽 부문에서 테라와 기술 파트너를 맺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AMD 그래픽 기술이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테라라는 유명 게임을 AMD 그래픽 기술에 최적화해 일반 소비자들에 친숙한 브랜드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OEM사업도 올해 AMD에는 중요한 거점 사업 중 하나다. 이를 위해 AMD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 영업지원을 전담으로 하는 데이비드 권 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모바일과 PC 사업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비중이 큰 만큼 올해 꼭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읽혔다. 특히 해외향으로만 탑재되던 AMD 플랫폼이 올해는 국내향 제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겪었던 그래픽 칩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해서 올해 걱정할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그래픽카드 3천 시리즈에 이어 후속작인 4천, 5천 시리즈가 나오면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었다며 지난해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공정이 40나노로 전환되면서 수율이 불안정한 부문이 있었다면 올해는 이와 관련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박용진 AMD코리아 대표 노트북 점유율 2배, 불가능은 없다

연말까지 노트북 시장 점유율을 2배 가량 키우겠다. 요소요소 어려운 부문은 있어도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용진 AMD코리아 대표는 최근 삼성동 한국지사에서 기자와 만나 올해는 일반 소비자들이 AMD 노트북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APU의 매출을 CPU부문에 묶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면서 퓨전칩 판매 확대에 힘쓰겠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상반기에 소매시장에서 브라조스가 얼마나 큰 호응을 모으느냐에 따라 경쟁업체와 희비가 교차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카드 부문은 6천시리즈 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서버의 경우 공공부문을 포함 기존에 주력하던 포털 사이트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아웃소싱으로 진행했던 서버 사업을 내부에서 전담할 수 있도록 인력 확충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박 대표는 올해 개인적 목표로는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미 석사학위를 받은데 이어 올해는 전공인 경영학으로 박사과정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30년을 근무하며 그중 절반을 대표로 지내온 만큼 조금 더 체계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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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에 새로운 리더십이 부여되듯, 박 대표 스스로도 올해 새로운 리더십으로 한국지사를 이끌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지난 8년간 지켜본 AMD는 그 어느 조직보다 팀워크가 좋습니다. 프로페셔널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게 제게 주어진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인다면, 조직이나 시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카멜레온 리더십'이 바로 지금 AMD에 필요한 리더십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