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10만원대? 후폭풍

일반입력 :2011/02/15 08:22    수정: 2011/02/15 17:37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150달러(약 17만원)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면서 그 파장에 관심이 쏠렸다. 국내외 휴대폰 시장 판도를 확 바꿀 변수라는 평가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1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 개막에 앞서 “올해에는 15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을 출시, 다양한 고객 수요를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키아·애플 직접 겨냥?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략은 크게 두 부분을 겨냥했다.

첫째는 경쟁사, 특히 노키아·애플에 대한 압박의도가 보인다. 단순한 저가 물량공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노키아가 몰락 중이라지만 지난해 휴대폰 4억5천290만대를 팔았고, 이중 스마트폰이 1억대가 넘는다. 아프리카와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 70%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점유율이 버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초저가 스마트폰을 신흥시장에 풀면, 노키아가 코너에 몰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았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노키아가 ‘작품’을 만들기 전에 선제대응에 나섰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아직은 루머 수준이지만 애플이 200달러(약 22만원) ‘미니 아이폰’을 만들었다는 설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고가에 이어 저가 스마트폰 시장서 대결을 준비 중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휴대폰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스마트폰이 인기몰이 중이지만 올해 전 세계 휴대폰 성장률은 7~8%에 불과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판매 목표치로 제시한 전체 휴대폰 3억대, 스마트폰 6천만대를 달성하려면 저가 스마트폰을 전력에서 배제하기 힘들다. 스마트폰 판매 목표 6천만대는 전년 판매량 대비 2배 이상의 수치다.

신 사장은 “세계 휴대폰 성장률을 뛰어 넘을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보급형 스마트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도 휴대폰 가격 붕괴 가능성↑

삼성전자가 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국내서도 펼칠시 생길 변화도 주목된다. 휴대폰 가격 붕괴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모습이다.

국내서 이른바 보급형으로 불리는 스마트폰들의 가격대는 약 60만원 수준. 저렴함만을(?) 원하는 수요가 10만원대 스마트폰으로 몰리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피처폰 역시 위기다.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주요 무기였던 ‘저렴한 가격’이란 강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주요 제조사들이 피처폰에 할당한 전력을 스마트폰으로 대거 옮겨오는 장면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피처폰 수요에 대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줄이고, 스마트폰 고객 잡기에만 더 열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현실성이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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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스마트폰이 워낙 저가여서 비싼 요금제 약정 없이도 구입 가능하다는 점은 이용자 수혜 측면에서 기대되는 부분이다.

신 사장은 “스마트폰 대중화를 위해 다른 제조사들도 저가 스마트폰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제품을 내놓아 고객 선택권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