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노키아가 모바일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 단말기, 콘텐츠, 서비스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한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양강 구도로 흘러온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에 대형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양사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를 위한 협력을 발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개발자, 통신사, 소비자들은 이제 모바일 제품에 대해 단말기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지원을 아우르는 뛰어난 경험을 기대한다며 노키아와 MS가 거대한 글로벌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힘을 합칠 것이다고 말했다.
협력 내용에 따라 노키아는 하드웨어 생산에 집중하고 MS는 OS 플랫폼을 제공한다. MS는 노키아의 서비스와 콘텐츠 자원을 포함해 윈도폰7을 위한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노키아는 MS에게 단말기 생산 노하우와 전문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양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함께 일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노키아는 MS 윈도폰7 OS를 채택하고 빙 검색엔진, 애드센터 광고 플랫폼 등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노키아 맵스와 빙 검색을 통합한 지역 기반 광고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노키아와 협력해온 통신사들도 과금 협약을 통해 사용자들이 노키아 윈도폰7 단말기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게 만들 수도 있다.
노키아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장터 '오비스토어'는 MS 윈도폰7 마켓플레이스에 통합된다. 양사가 갖춰온 기반을 융합해 콘텐츠와 서비스 생태계를 꾸려나갈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도 일차적으로는 MS의 몫이지만, 거대한 노키아 플랫폼 시장이 개발자들을 윈도폰7 생태계에 끌어들이는 효과도 없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엘롭 CEO는 이제 경주마는 3마리라고 표현했다. 스마트폰 플랫폼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애플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이어 MS 윈도폰7 기반 노키아 휴대폰이 떠오를 것이라는 암시다.
달리 말하면 리서치인모션(RIM) 뿐만 아니라 노키아가 기존에 보유했던 OS도 이 대열에서 제외된다. 인텔과 협력해 개발한 OS '미고' 기반 단말기도 예정대로 출시되지만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가트너가 이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모바일OS 점유율은 심비안(37.6%), 안드로이드(22.7%), 리서치인모션(RIM)(16%), 애플 iOS(15.7%), MS(4.2%) 순이다.
미국 지디넷 블로거 래리 디그넌은 향후 3년정도에 걸쳐 윈도폰7이 노키아 심비안을 대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MS는 간단히 시장 점유율 30%가량을 얻게 된다며 그동안 심비안이 잃게될 점유율을 감안해도 MS에게 20% 정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MS 입장에서 일이 잘 풀린다면 단숨에 업계 1위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고, 썩 순탄치 않더라도 애플, 구글, RIM과 함께 4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노키아가 다소 밑지는 장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아직 점유율 한자리에 그치는 MS 입장만 본다면 엇비슷해진 경주마 4마리 시합이 '감지덕지'겠지만, 노키아로서는 난감할 것이다. 윈도폰7 대신 협력 상대로 선택할 수도 있었던 안드로이드에 밀려나 경쟁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양사 제휴 발표를 하루 앞두고 유출된 엘롭 CEO의 사내 메모에서 찾을 수 있다.
메모에서 엘롭 CEO는 노키아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세계적으로 떨어졌고 전통적으로 강했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제 기기의 대결은 지나가고 생태계 전쟁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쟁자들은 좋은 단말기가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이용해 우리 시장을 빼앗고 있다며 우리도 생태계를 구축하고 번영시키거나 합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가 인용한 직원의 말처럼 프리젠테이션 한 번 하는 사이에 경쟁사가 시장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에 결정을 유보하거나 심사숙고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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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와 MS가 대대적인 협력을 발표하기 전, 유출된 메모만으로 사태를 진단한 일부 시장조사업체 분석가들은 윈도폰7을 단기적 대응 카드로 꺼내들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양사 제휴가 애플과 구글 대항마로 떠오를 것인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