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2011]엔비디아, '슈퍼폰-슈퍼컴' 쌍끌이

일반입력 :2011/02/11 10:33    수정: 2011/02/14 11:03

남혜현 기자

엔비디아코리아가 2011년 사업 전략의 핵심을 '슈퍼폰'과 '슈퍼컴퓨터'로 잡았다.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그래픽 부문의 지배력도 확고하게 다지겠다는 것이다.

이미 절대강자로 위치한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는 기존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올해 목표다. PC방 시장에서 그래픽 카드 채택률이 95%가 넘는 만큼 점유율을 지키는 일도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같은 기업시장에 대해선 델, HP 등 협력 업체와 유대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 크기가 워낙 작은 만큼 절대적인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게 급선무라는 상황 판단이다.

화두는 역시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언급한 것처럼 올해는 '슈퍼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사업이 엔비디아의 핵심 키워드다. 컴퓨팅 기술에 기반해 성장한 회사인만큼, 기존 역량을 모바일 사업 진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연초 진행됐던 CES2011에서도 잘 나가는 스마트폰, 태블릿 제조업체들보다 더 주목받았던 곳이 엔비디아다. 잘 터지냐, 잘 뚫리냐를 중요시 했던 기존 휴대폰과는 달리 스마트폰에서는 컴퓨팅 능력이 부각되는 만큼, 듀얼코어 CPU인 테그라2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 것이다.

엔비디아코리아측에 따르면 전세계 태블릿 업체 중 90% 이상이 엔비디아 테그라2를 채택했다. HP, 델, 모토로라, 에이서 등 해외 업체 뿐만 아니라 LG전자 등 국내 주요 업체들도 테그라2가 탑재된 제품을 제작 중에 있다.

이용덕 엔비디아 지사장은 테그라2로 제작 중인 제품만 40~50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들이 테그라를 선택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컴퓨팅에 가깝고 거기에 테그라가 적합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듀얼코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한다. 엔비디아는 듀얼코어 전용 콘텐츠를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는 앱스토어 '테그라존'을 안드로이드 마켓 안에 열고 국내 시장에도 도입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엔비디아 측에 따르면 이미 '던전앤디펜더'같은 5~10개의 듀얼코어 전용 게임이 개발된 상태다. 엔비디아가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강자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기본이 개발자 생태계와 긴밀하게 협력한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슈퍼컴퓨터 부문에 대해서는 국내서도 협력업체와 손잡고 시장 강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CPU를 사용하는 것보다 GPU를 집적한 병렬 컴퓨팅 기술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티엔허'같은 슈퍼컴퓨터에 엔비디아 '테슬라'가 탑재되고 있는 것처럼 국내서도 정부기관을 비롯해 몇몇 기업에서 테슬라를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지사장은 슈퍼컴 시장에 지진이 일어날 시기라며 테슬라로 슈퍼컴퓨터를 만들면 CPU보다 효율이 몇배 이상 뛰어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는 5천가구가 1년을 쓸 전기를 절약한 양과 맞먹는다며 전자장치는 전력효율성의 싸움인데, 테슬라가 효율도 높고 전기도 덜 쓰기 때문에 성능과 환경 모두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선보인 통합칩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공식 입장이다. 인텔 샌디브릿지가 출시된 이후에도 노트북 시장에서 외장 그래픽 채택률은 변함 없다. 아니, 오히려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통합칩이 CPU중심으로 구성되는 만큼, 내장된 그래픽 칩의 성능은 지금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따라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 등 3D 기능이 강조된 고사양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선 외장 그래픽카드 채택은 필수불가결이라고 엔비디아측은 설명했다.

젠슨 황 CEO가 연초 발표한 '덴버' 계획도 언급했다. 덴버는 ARM코어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저전력 CPU다. GPU업체인 엔비디아가 본격적으로 인텔 X86에 대항해 생산하는 CPU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덴버는 현재 기술 개발 단계에 있으며 빠르면 1~3년 안에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모바일 컴퓨팅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컴퓨팅 영역에서 덴버로 인텔 X86을 잡겠다는 야심이다.

이 지사장은 덴버는 PC시장에서 X86을 대체하는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이슈가 될 것 슈퍼컴퓨터에서부터 모바일 디바이스까지 전 분야에 걸쳐 덴버가 사용되도록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 전세계 이목 한국에 쏠려

휴대폰이 국내에서 30만대가 팔리면 '굿 셀러(Good Seller)', 50만대 이상 팔리면 '베스트셀러(Best Seller)'다. 테그라2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옵티머스2X'가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용덕 엔비디아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접견시간의 절반 가량을 옵티머스2X 성능 시연에 할애했다.

모바일 기기에 처음 듀얼코어를 도입한 사례인만큼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성능이 개선됐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엔비디아코리아로서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선 테그라2를 탑재한 모바일 제품만 HDMI 기술을 지원한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N스크린'을 100% 구현해 낼 수 있는 스마트폰은 현재 테그라2를 탑재한 옵티머스2X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엔비디아 전 지사를 통틀어 한국의 지위가 급부상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부터 본사 임원들의 눈과 귀가 한국에 쏠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 지사장은 한국은 절대적인 시장크기는 작지만 전세계 2, 3위 모바일 기업이 위치한 중요한 나라라며 특히 테그라 사업은 한국에서 이끌어간다고 할 만큼 스트레스와 책임감을 전 직원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규모도 슈퍼컴퓨터, 서버, PC OEM, 테그라 OEM, 용산 유통 채널 등 5개 부문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기존에 잘 하고 있던 그래픽 카드 유통 외에도 모바일과 슈퍼컴퓨터라는 새로운 사업이 강화되는 만큼 조직 규모도 두 배 가량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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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장은 모바일 부문에선 엔비디아가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한 세대가 아닌 적어도 두 세대 앞선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