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사장 해고···사유는 스마트폰

일반입력 :2011/01/12 11:53    수정: 2011/01/12 16:13

이재구 기자

‘더크 마이어 AMD사장은 해고됐다.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칩 개발에 눈뜨지 못한 책임이 있었다.’

씨넷은 10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한 더크 마이어 AMD사장의 거취와 관련,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보도는 비록 AMD 이사회 외에 아무도 더크마이어가 왜 사퇴했는지 모르지만 이 칩회사가 결정적으로 포기한 중요한 시장이 있으며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고사양의 스마트폰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씨넷은 더크 마이어가 이사진의 사임압력에 따라 그만두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AMD의 칩전략이 지난 수년 간 치명적이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최소한 이 칩제조업체가 어떻게 급변하는 경쟁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나갈까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의문을 던져 주었다는 것이다.

■AMD의 치명적 실수

실제로 보도는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AMD는 스마트폰시장진입에 그리고 이후에는 태블릿시장에 잘 포지셔닝 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심지어는 이 분야에서 인텔과 엔비디아에도 앞선 것처럼 보였다는 것.

하지만 AMD는 지난 2009년 1월 스마트폰 관련 핵심기술인 이미지온(imageon)기술을 통신칩의 강자인 퀄컴에게 매각하는 결정적 실수를 했다.

그의 실수가 우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지난 해 10월 드러났다.

더크 마이어 사장은 지난해 10월 어떤 전제 조건도 달지 않고 아주 중요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실적 발표시 그는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노트북시장에서도 아주 작은 존재여서 태블릿시장을 향한 연구개발(R&D)에 돈을 들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우리는 시장이 충분히 성숙할 때 시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의 요점은 표면적으로 볼 때는 합리적인 것처럼 들렸다. 현재 태블릿시장은 AMD가 초점을 맞출 정도로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만일 태블릿과 하이브리드 단말기 시장이 러시를 이루게 된다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슬라이더키보드를 갖고있는 태블릿,보다 크고 고사양인 제품 등이 쏟아진다면 게임의 양상은 달라진다.

한마디로 AMD의 전략은 인텔이 대부분의 수익나는 부분을 점령해 버린 포화시장에 집중됐다는 결정적 약점을 드러냈다.

인텔에 눌리고 엔비디아에 뒤처지고

반면, AMD의 최대 라이벌인 엔비디아는 지난 수년간 태블릿과 고급 스마트폰에 정확히 집중해 오면서 이번 CES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예를 들면 올해 나올 모토로라의 마르퀴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엔비디아의 ARM프로세서를 사용한다.

비록 AMD의 브라조(Brazos)로 불리는 퓨전칩이 커다란 태블릿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이들은 엔비디아의 ARM칩처럼 이 분야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도전받고 있는 인텔도 태블릿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두개의 아톰칩과 변종인 오크트레일 및 무어스타운을 갖고 있다.

지난 9일 끝난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2011)에서도 AMD는 11인치와 12인치 제품인 넷북에 설치된 자사의 퓨전칩 외에는 별로 주목을 끌지 못했다.

물론 소니는 CES에서 AMD퓨전프로세서에 기반한 소형 랩톱을 위해 인텔 아톰기반의 넷북시장을 포기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HP도 퓨전칩 기반의 설계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시장이 인텔이 주도하는 고사양 분야와 비교할 때 이익을 별로 낼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구원투수는 창업자 제리 샌더스?

EE타임스는 “현재의 위기를 반전시킬 수 인물로 AMD공동창업자인 제리 샌더스다”라고 꼽은 한스 모제스먼 분석가의 말을 실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이 이사회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아울러 내놓았다. 하지만 오늘날 AMD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엔지니어나 운영자가 아닌 리더십,비전,열정이라면서 이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이 보도는 “AMD가 엄청난 도전을 앞에 두고 있으며 상업용 노트북에서 약간의 점수를 딴다고 해서 x86컴퓨팅 앞에 놓여있는 전략적 도전을 변화시키기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BR의 크레이그 버거 분석가도 더크 마이어의 해고 사유에 대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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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크 마이어의 사퇴에 대해)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지만 태블릿 칩의 부재, 인텔에 의한 (AMD)서비점유율 잠식 등을 알고 있으며 퓨전제품의 지속적인 지연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로서는 AMD가 ARM모바일 컴퓨팅 칩에 뒤져있으며 서버와 퓨전칩에서도 좋은 실적을 못냈다는 입장을 낼 만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긴 했다. EE타임스는 더그 프리드먼 글리처앤코 분석가의 “우리생각에는 마이어가 떠나기로 한 결정은 아마도 새로운 구상을 내놓을 시간표와 관련한 이사회와의 견해차로 보인다”는 말을 덧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