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한국판 주커버그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에 대한 일부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각종 규제로 신음하고 있는 IT 업계의 상황을 외면한 '공염불'이란 주장이다.
이 대통령은 10일 56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을 통해 “스무살 때 페이스북을 창업해서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 기업으로 키운 마크 주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게 하겠다”며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서 “우리 젊은이들의 창의와 도전 정신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대기업에 취직하고 공무원도 되면서 안전한 직업을 택할 수도 있지만 21세기에는 창의력을 마음껏 펼치면서 세계를 무대로 더 넓은 기회에 도전하길 바란다”며 도전과 열정을 강조했다.
1인 창조기업을 지원하고 벤처 인프라 구축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통령은 “정부도 1인 창조기업을 위해 사무공간과 경영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시행 중”이라며 “벤처 인프라와 미디어를 구축하는 데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IT규제에 ‘꽁꽁’, 한국판 주커버그 나와도…
일부 누리꾼들은 반응은 차갑다.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된 국내 오픈마켓에 해외 유명 게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앵그리버드’나 나오면 다행이라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이 국내에 설립된다면 제한적 본인확인제 대상이 되는데다, 소셜게임앱은 게임물등급심사를 받아야한다”며 “IT규제부터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게시판에 이용자가 글을 올리려면 서비스 사업자가 실시하는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적용 대상은 하루 평균 방문자수가 10만명 이상인 포털과 언론사 사이트 등으로, 페이스북도 적용 대상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개인정보보호 수준 개선 권고를 받은 상태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8일 페이스북이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상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30일 이내 관련 자료의 제출과 개선을 요구했다.
■해외 경쟁 강조하면서 오픈마켓 게임은 안돼?
게임 카테고리를 찾아볼 수 없는 국내 오픈마켓 상황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연설 중 박지영 컴투스 대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모바일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지영 씨는 스물네 살 때 창업하면서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며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무대로 경쟁할 수 있는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큰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컴투스가 내놓은 앱은 해외 오픈마켓에서 여러 차례 인기 앱에 선정되며,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국내서는 지난해 2분기부터 일반폰의 매출 감소를 경험 중이다. 국내 일반폰 시장이 스마트폰의 공급 확산과 함께 빠르게 감소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오픈 마켓의 국내 게임 채널은 아직 열려있지 않아 새로운 수익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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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스마트폰에서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진법)의 국회 계류로 게임 카테고리가 없다. 등급분류를 받은 오픈마켓 게임들은 그나마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 등록된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 대통령이 박 대표의 창업 스토리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오픈마켓으로 인한 모바일게임사들의 현재 어려움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