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인 미국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한번 아이폰 태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AT&T에 이어 미국 최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도 아이폰 판매에 본격 나섬에 따라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지분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HTC나 모토로라 등은 상대적으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부 소식통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오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폰 판매를 공식 선언할 게획이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이후 AT&T를 통해서만 독점적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미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해외 국가에서 하나의 이통사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버라이즌과도 손을 잡았다는 것은 유통 전략을 전면 수정했음을 의미한다. 해외서도 다양한 이통사를 통해 아이폰을 판매해, 규모의 경제를 키울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버라이즌을 통해 전략적 요충지인 미국 시장에서 1천만대 가까운 아이폰을 추가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버라이즌을 통해 올해 900~1천2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AT&T는 2010년 1분기에서 3분기까지 1천1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4분기까지 합치면 판매량은 1천45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애플이 거둔 아이폰 전체 매출의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버라이즌은 미국 최대 이통사다. 그런만큼 애플이 아이폰 판매량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이퍼 제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즌을 통해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버라이즌이 올해 90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리쳐&코의 브라이선 마셜 애널리스트는 진 먼스터에 비해 다소 공격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1분기에만 버라이즌 전체 고객중 5%가 아이폰 사용자가 된다는 것. 이는 2007년 AT&T가 아이폰을 처음 내놨을때보다 빠른 보급 속도다. 마셜 애널리스트는 2011년 아이폰을 쓰는 버라이즌 가입자수는 1천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라이즌은 9월말 기준으로 9천320만명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AT&T에서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들이 버라이즌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걸린다. 이애 대해 포레스터리서치의 찰스 골빈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즌의 초기 아이폰 판매는 대부분 기존 고객들이 업그레이드하거나 스프린트 넥스텔이나 T모바일 USA 고객중 AT&T를 원치 않은 이들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AT&T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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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는 지난 여름 사용자들에게 아이폰4로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2년 약정으로 고객들을 묶어둔 것이다. AT&T는 또 아이폰 3GS 가격도 99달러에서 49달러로 내리는 카드도 뽑아들었다.
WSJ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아이폰 생산 파트너들은 1분기 버라이즌 CDMA 네트워크와 호환되는 아이폰을 710만대 가량 출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일부가 중국이나 인도에 있는 CDMA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에 제공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