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야 뜬다'…10인치급 태블릿 대세론 확산

일반입력 :2011/01/09 11:50    수정: 2011/01/09 12:09

남혜현 기자

소비자를 파고들 수 있는 적합한 태블릿 기기 크기를 놓고 10인치냐 7인치냐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일단은 10인치가 초반 레이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2011에선 10인치급 태블릿이 쏟아졌다. 7인치 갤럭시탭을 내세워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 마저도 이번 CES에선 윈도기반 10인치 태블릿 '슬라이딩 PC 7 시리즈'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돈독한 협력관계를 나타낸 이 제품은 향후 태블릿 시장에서 PC성능이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컴퓨팅 능력 강조한 태블릿…'10인치'로 헤쳐모여

물론 모든 태블릿이 10인치를 표방한 것은 아니다. 특징을 살펴보자면 PC기반 회사들에서 만든 제품일 경우 강점인 컴퓨팅 능력을 잘 구현하도록 큰 화면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10.1인치), LG전자(8.9인치), 델(10인치, 7인치), 비지오(8인치), 아수스(12.1인치, 7인치), 도시바(11.6인치) 등이 '넓은 화면'을 통한 시원시원한 태블릿 경험을 강조하고 나섰다.

PC능력을 강조한 만큼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인 윈도를 기반으로 한 태블릿이 많았다는 점도 10인치 태블릿이 확산된 이유 중 하나다. MS는 올해 CES에서 ARM을 지원하는 윈도7을 내놓으며 자사 OS를 탑재한 태블릿 수종을 함께 공개했다. 삼성전자, 아수스, 델, 레노보, 도시바 등이 MS와 함께 했다.

눈에 띄는 제품은 올해 'CES 혁신상'을 수상한 아수스의 제품이다. '이(Eee) 슬레이트 EP121'은 12.1인치 멀티 터치 스크린에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해 PC 못지 않은 성능을 앞세웠다. 이 외에도 64기가바이트(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와콤 디지타이저 펜, 블루투스 와이어리스 키보드 등을 함께 제공한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휴대폰이 주특기인 모토로라도 PC기반 업체들과 보조를 맞춰 화제를 모았다.

모토로라가 빼앗긴 휴대폰의 영광을 태블릿에서 되찾겠다는 절치부심으로 '줌'을 선보인 것. '10.1 인치'의 와이드스크린을 탑재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16대9 비율을 지원, HD고화질 영상 감상에 최적화했다는 평이다. 특히 가로로 HD영상을 감상하거나 두 손으로 스크린에서 문자를 입력하기 편하도록 고안했다.

■태블릿 춘추전국…앞으로가 더 '관심'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어느 하나의 크기가 대세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기했다. 5인치부터 12인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화면크기가 선보였기 때문이다. 숫자상으로는 10인치가 압도적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채기 가트너 이사는 사실상 지난해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두 종류의 태블릿이 전부였기 때문에 10인치와 7인치라는 화면크기 논쟁이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는 소비자들에 익숙하지 않은 회사들까지 시장에 참여하며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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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은 CES 참가업체들이 기존 7인치나 10인치 외에 8.9인치, 12.1인치 등 다양한 크기를 들고 나온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아직까지 어느 한 제품이 시장을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제품들이 시험적으로 꾸준히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채기 이사는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는 (화면 크기 면에서) 혼돈 양상으로 갈 것이라며 다양한 제품의 접전 속에서 내후년 정도에는 소비자들이 어떤 화면크기를 선호하는지 판가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