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아이패드를 미끼상품으로 와이브로를 끼워 파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대리점·판매점 등에서 아이패드 와이파이 버전 구매자들을 기피하면서 이들은 애플 매장으로 안내하고, 3G 버전 판매에만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최근 KT의 아이패드 3G와 와이파이(Wi-Fi) 모델 판매 비율이 9대 1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5만대를 사전예약 판매할 당시 선택 비율이 2대 1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 수치다.
IDC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도 아이패드 이용자 중의 60%가 와이파이 모델을, 3G를 선택한 40%도 이 중 20~25%만 3G 통신망을 사용할 정도로 와이파이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통신사가 태블릿PC를 취급하면서 통신상품과 연계할 수 있는 3G 버전만 선호하고 수익성이 없는 와이파이 버전은 판매를 꺼리면서 이 같은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KT는 와이파이 버전 구매 의향을 보이는 소비자들에게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와이브로 에그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등 아이패드를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한 KT대리점 관계자는 “아이패드 와이파이 모델을 판매하면 남는 것이 없다”며 “최근 대리점들의 요구로 대당 약 3만원을 수수료로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KT판매점 관계자는 “3G 버전의 경우 수수료가 10만원 정도지만 와이파이 버전은 수익이 없어 KT에서 와이브로를 함께 팔 것을 권유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월 1만1천원짜리 1GB 와이브로 상품을 함께 가입하지 않는 경우 애플샵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 매장에서 아이패드 와이파이 버전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들은 KT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KT의 아이패드 와이파이 16GB 제품은 63만5천원이지만 애플 스토어에서는 64만원에 판매한다. 또 KT에서 32GB와 64GB는 각각 74만8천원, 86만5천원이지만 애플은 이보다 2만2천원~2만5천원이 비싼 77만원과 89만원에 판매 중이다.
한 소비자는 “수익성에 맞춰 특정 상품만 권유하고 불필요한 통신상품을 강요하는 것 같아 불만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6년 6월 상용화돼 서비스 출시 4년째를 맞고 있는 KT의 와이브로 서비스는 10월말 현재 34만8천명의 가입자가 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