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지금 살까? 기다릴까?

일반입력 :2010/12/26 13:46    수정: 2010/12/27 08:03

남혜현 기자

"지금 태블릿을 사도 후회하지 않을까?"

초기 예약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시장에 연착륙하던 태블릿의 판매율이 차츰 시들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 차세대 제품군이 쏟아질 것이란 예상과 운영체제(OS)업그레이드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매시기를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 모습도 눈에 띈다.

26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보급된 태블릿 판매량은 10만대를 조금 넘어선 수준이다.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다만 내년에는 아이패드2, 갤럭시탭2를 비롯해 다양한 회사의 태블릿 제품이 선보이면서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은 언제 어떤 기준으로 태블릿을 사야 후회없는 선택이 될지로 요약된다. 선택 폭이 넓어지는 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도 늘었다. OS가 어디까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내 용도에 따른 화면크기는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콘텐츠가 지원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CES 2011, '태블릿 OS의 향연'

내년에는 태블릿 단말기 뿐만 아니라 운영체제(OS)도 각축전을 벌인다. 태블릿 후발주자들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쇼 'CES  2011'에서 다양한 OS를 선보일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해외 IT매체 인포메이션위크는 22일(현지시간) "애플이 독주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도 균열이 일어날 것"이라며 "모토로라, HP,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태블릿과 OS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선봉에는 모토로라가 선다. 빼앗긴 휴대폰 점유율을 태블릿에서 탈환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모토로라는 최근 구글이 개최한 D컨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 3.0(코드명 허니콤)기반 태블릿 '모토패드'를 깜짝 공개했다. 허니콤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중에서는 처음으로 태블릿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버라이즌의 롱 텀 에볼루션(LTE) 4G 네트워크를 지원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관심요소인 가격은 CES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기업시장에 강점을 보인 리서치인모션(림, RIM)도 내년 상반기에 플레이북을 출시한다. 아이패드와는 달리 어도비 플래시를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림은 "플레이북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최적화돼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플레이북OS가 기업용 태블릿 시장에서 킬러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차세대 아이패드와 출시 예정일이 비슷해 기업 시장에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주 중 하나는 휴렛팩커드(HP)의 웹OS 태블릿이다. 팜을 인수한 이후 HP는 웹OS를 자사 모든 제품군에 탑재할 의지를 밝혀왔다. 태블릿은 당연히 그 최선봉에 있다. 외신들은 "팜 스마트폰에 탑재됐던 웹OS가 어떻게 태블릿에 적용될지에 의문"이라며 "웹OS가 태블릿에 잠재력을 갔겠지만 스마트폰 비즈니스에서 큰 성공을 못 거둔만큼 흥행여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연내 태블릿 출시가 불발된 LG전자도 CES 2011에서 구글 허니콤 기반 태블릿을 공개한다. 8.9인치 화면크기에 엔비디아 모바일 프로세서인 테그라2 듀얼코어(1GHz)를 갖췄다. 늦어진 만큼 컴퓨팅 성능면에서 강점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패드·갤럭시탭 둘러싼 '업그레이드 이슈들'

국내서는 아직까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이 태블릿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만큼 차세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장 '핫'한 소문은 역시 아이패드에서 터져나왔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소프트웨어를 구현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표현한, 바로 그 7인치 이하 제품이 차세대 아이패드일 것이란 소문이다. 해외 주요 IT매체들은 앞다퉈 애플이 내년 2월경 5인치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이란 루머를 쏟아내고 있다.

로이터와 씨넷,기즈모도 등 외신은 이달 초 "애플이 내년 1분기에 기존 아이패드의 절반크기이면서 카메라가 2개 장착된 아이패드2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장 스피커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란 예상도 덧붙었다.

이같은 소문은 터치스크린디자이너 윈텍, 전지회사 심플로테크놀로지, 전자제품커버제조회사 에이비정밀 등 아이패드의 차기버전 제품공급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중국회사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라 신빙성이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애플이 1분기 중 아이패드2를 내놓을 것이며, 기존 아이패드의 거의 절반 크기에다 페이스타임의 영상회의앱을 지원하기 위해 앞뒤로 카메라를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차세대 태블릿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리아란 가칭이 덧붙은 해당 태블릿은 10인치 화면 크기에 슬라이드형태 키보드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의 운영체제를 안드로이드2.3(코드명 진저브레드) 외에 허니콤까지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의 허니콤 업그레이드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허니콤OS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허니콤이 태블릿 전용 플랫폼으로 출시될 경우 기존 안드로이드OS와 시스템 구조 설계가 달라져 이를 기존 갤럭시탭에서 지원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먼저 고민해야

태블릿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제품들이 저마다 화면크기가 다르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가정에서 세컨드PC로 사용할지, 들고다니면서 쓰는 휴대용 단말기로 이용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비교업체 다나와 관계자는 "현재 태블릿 시장은 화면크기가 가장 큰 이슈"라면서 "5인치와 7인치, 10인치 제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어떤 크기가 소비자 효용성을 더 제공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태블릿 제조업체들도 쓰임새에 대한 고민을 화면크기로 풀어내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CEO는 지난 1월 미디어 이벤트에서 소파에 앉아 아이패드를 소개했다. 9.7인치라는 다소 커다란 화면이 가정내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직접 시연한 것이다.

갤럭시탭은 7인치 화면이 가진 휴대성과 컴퓨팅 기능을 앞세웠다. 내비게이션, 전자책, 동영상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최적화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업체와 협력을 통한 지역 특화 콘텐츠에 방점을 찍었다. 교보문고에서 유통하는 전자책과 조선일보를 포함한 8개 매체의 신문 콘텐츠를 리더스허브에서 구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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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은 최근 전화기능을 탑재한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5인치가 휴대용 단말기에서는 구현가능한 최대 화면크기라는 점을 내세웠다. 3~4인치 스마트폰과 7~10인치 태블릿 사이에서 5인치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도 내세웠다.

다나와 관계자는 "스마트폰도 보급된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라 소비자들이 두 제품의 차이점을 크게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면서 "스마트폰과는 다른 효용성을 제공하는 화면크기와 제품이 태블릿 성공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