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적자 불구 승진인사 늘어난 까닭은?

일반입력 :2010/12/19 16:49    수정: 2010/12/19 17:43

봉성창 기자

LG전자가 지난 3분기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구본준 부회장의 취임으로 오너 경영체제로 돌아온 LG전자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지난 17일 사장 1명, 전무 9명을 비롯해 총 39명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8명에 비해 1명 늘어난 수치다.

2년만에 사장 승진자도 나왔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노환용 AE사업본부장 사장은 혁신적인 에어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전 세계 30개국에서 점유율 1위를 일궈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LED 조명 등 새로운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대한 기반도 잘 닦아냈다는 평가다. LG전자 안팎에서는 될 사람이 됐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이처럼 LG전자가 올해 휴대폰 사업의 부진으로 지난 3분기 적자전환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위축되지 않은 인사를 진행한 배경에는 역시 LG그룹이 차기 후계 구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구본준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 아니냐는 분석이다.

활발하게 3세대 경영체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삼성과 달리 LG는 여전히 그룹 후계자로 낙점된 구광모 LG전자 과장이 어린 나이를 이유료 본격적인 후계구도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은 구광모 과장이 그룹을 이어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될때까지 그룹의 오너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가운데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선 구본준 부회장이 내년도 성공적인 사업 전개를 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내년은 스마트TV 시장 급부상, 스마트폰 2라운드, 태블릿PC 대중화 등 각종 사업 현안이 산적해 있는 해다. 여기에 헬스케어, 녹색 에너지 등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도 놓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칫 승진규모를 줄일 경우 임원들의 사기 문제는 물론 나아가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비교를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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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인사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전반적인 색깔은 변화보다는 안정에 치중했다는 평이다. 또한 이번 임원 인사를 전후로 과거 남용 부회장이 영입해온 외국인 임원들이 대거 그만두면서 전반적으로 승진이나 연봉 등에 있어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오너 일가가 경영을 맡게됐을때는 해당 사업에 대해 그룹에서 각별히 신경쓰기 마련이라며 그중에서도 구본준 부회장이 현재 그룹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