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이어, LG유플러스도 스마트폰의 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LG유플러스는 16일 저녁 열린 이사회에서 개인-홈-기업본부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던 체계를 개인-기업으로 통·폐합하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확정했다.
이번 인사의 골자는 스마트폰 돌풍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PM 사업본부의 책임을 묻고, 올 한 해 동안 역점을 뒀던 탈(脫) 통신 전략을 컨버전스 사업으로 구체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 조직체계는 기존 PM(개인)-HS(홈)사업본부는 SC본부로 통·폐합됐으며, 서비스·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SD본부가 신설됐다.
기업을 담당해 온 BS본부는 유지됐고, 3사의 합병과 LTE(Long Term Evolution) 구축 추진으로 네트워크부문은 네트워크본부로 승격됐다. 특히 컨버전스사업단은 탈 통신 사업영역 발굴·확대를 위해 조직이 확대·강화됐다.
SC본부는 이정식 부사장(전 HS사업본부장)이 맡게 됐으며, SD본부는 강문석 부사장(전 경영지원실장), BS본부는 고현진 전 BS사업본부장이 유임됐다. 네트워크본부는 이창우 전무, 컨버전스사업단장은 노세용 전무가 승진·발령됐다.
■개인부문 ‘최악의 실적’ 책임 묻다
지난 연말 아이폰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이동통신사에 매출과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증대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겨 주었지만 LG유플러스는 여기서 배제됐다. 또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한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증가세에서도 선발사업자에게 철저히 밀렸다.
2009년 12월말 기준으로 이동전화 가입자는 ▲SK텔레콤 2426만명 ▲KT 1501만명 ▲LG유플러스 865만명 순이었지만, 올 10월말 통계는 ▲SK텔레콤 2549만명 ▲KT 1587만명 ▲895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한 해 동안 SK텔레콤은 123만명, KT 86만명의 순증을 기록했지만 LG유플러스는 2위 사업자인 KT의 3분의 1 수준인 30만명의 순증에 그쳤다.
특히 갤럭시S와 아이폰 등 스마트폰 가입자의 증가로 ARPU 증대에 재미를 본 SK텔레콤과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합류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11월말 현재 스마트폰 누적가입자는 SK텔레콤 360만명, KT 240만명, LG유플러스 50만명 순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개인-홈으로 나뉘어 있던 2개 사업본부를 하나로 통·폐합하고 개인사업본부를 맡았던 정일재 본부장이 타 그룹계열사로 전출된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탈 통신에서 길을 찾다
한편 이번 조직개편으로 LG유플러스는 체질 개선을 위한 탈 통신의 영역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탈 통신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컨버전스사업단에 노세용 전무를 승진·발령함으로써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아울러, 이통사 중 가장 먼저 4세대(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써 네트워크부문을 네트워크본부로 승격시켰다는 점도 눈에 띤다. 이달 LG유플러스는 이통사 중 처음으로 4G LTE 조기 구축을 위해 장비공급업체를 선정한 바 있다.
이 같은 LG유플러스의 움직임은 이달 초 구본무 LG회장이 2011년 사업전략 키워드로 ‘미래 준비’, ‘고객가치’, ‘적기투자’를 주문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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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개편의 배경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융합화 되는 통신 환경에 대응하고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조직 기능을 전문화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3G 사업을 포기한 LG유플러스에게 4G LTE의 조기 상용화는 적기투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3위에 머물렀던 LG유플러스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선발사업자에게 철저히 눌리면서 충격이 컸을 것”이라며 “내년에 탈 통신 사업의 구체적 결실과 수도권에서의 LTE 전략으로 이를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미래의 LG유플러스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